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세계랭킹 1위)의 결승전 상대가 정해졌다. 바로 세계랭킹 2위에 자리하고 있는 중국의 배드민턴 스타, 왕즈이(25)다.
안세영은 1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파이널 준결승전(4강전)에서 일본의 에이스 야마구치 아카네(세계랭킹 4위)를 상대로 2-0(21-15 21-12) 완승을 거뒀다.
1게임 12-12 상황에서 야마구치를 몰아쳤고, 결국 20-15 리드를 잡은 끝에 승리했다. 2게임에서는 강력한 스매시 공격을 앞세워 전의를 상실한 야마구치에 8연속 득점을 올렸다. 결국 38분 만에 셧아웃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안세영은 대망의 올 시즌 11번째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안세영의 결승 진출 이전에 위기도 있었다. 특히 전날(19일) 펼쳐진 A조 3차전에서 야마구치를 상대로 14-21로 패배, 1게임을 내줬던 것. 그러나 2게임에서 21-5로 압승을 거둔 뒤 3게임에서 21-14로 승리,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다시 열린 야마구치와 재대결(4강)에서 게임 스코어 2-0의 완벽한 승리에 성공, 결승에 안착할 수 있었다.
야마구치와 경기가 중요했던 이유가 있다. 바로 이 2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통산 상대 전적에서 15승 15패로 팽팽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1게임부터 내주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 내리 4게임을 다 가져가며 웃을 수 있었다. 상대 전적도 17승 15패로 이제 안세영의 우위. 올 시즌 맞대결 전적 역시 3승 1패로 안세영이 우위를 점했다.
결승전 상대는 왕즈이로 확정됐다. 이어 열린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 왕즈이가 랏차녹 인타논(태국)을 2-1(15-21 21-17 21-11)로 제압, 결승에 진출했다.
왕즈이는 세계랭킹 2위의 여자 배드민턴 단식 강호. 안세영의 세계랭킹 바로 밑이다. 그런데 실력에서는 '벽'이 느껴질 정도로 차이가 난다. 심상치 않은 상대 전적이 이를 말해준다. 안세영이 올해 왕즈이와 상대 전적에서 7전 전승으로 크게 앞서 있기 때문이다. 통산 상대 전적 역시 안세영의 15승 4패 우세. 세계랭킹 1위와 2위의 상대 전적이라고 보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세영이 압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안세영이 현존 여자 배드민턴 단식 최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 월드 투어 파이널 대회는 올해 BWF 주관 대회 5개 종목(남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8명이 우승을 다투는 '왕중왕전' 격의 대회다. 각 종목별로 월드 투어 포인트를 합산해 가장 높은 8명(조)이 출전했다. 4명씩 A조와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와 2위가 4강 토너먼트에 진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안세영 이번 월드투어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건 4년 만이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지난 2019년 일본 남자 선수 모모타 겐토가 작성했던 단일시즌 최다승(11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미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제'로서 감히 넘볼 수 없는 벽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14개 대회에 출전, 무려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BWF 슈퍼 1000 대회 3승(말레이시아 오픈,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슈퍼 750 대회 5승(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슈퍼 500 대회 1승(호주 오픈), 슈퍼 300 대회 1승(오를레앙 마스터스)을 각각 챙기며 두 자릿수 우승을 달성했다. 여자 단식 선수가 한해 두 자릿수 우승을 달성한 건 안세영이 최초였다. 종전 기록은 본인이 2023년 직접 작성한 9회 우승이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안세영은 3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지난 1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갈라 어워즈에서 왕즈이, 천위페이(5위·이상 중국), 야마구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최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과연 안세영이 왕즈이마저 제압하며 2025년 화룡점정을 찍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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