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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추춘제 전환' 신호탄 될까, 코리아컵 '여름 개막·이듬해 6월 결승' 개편

한국축구 '추춘제 전환' 신호탄 될까, 코리아컵 '여름 개막·이듬해 6월 결승'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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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가 내년부터 코리아컵(전 FA컵) 대회 방식을 개편한다. 이전처럼 봄에 개막해 초겨울에 결승을 치르는 게 아닌, 7월에 시작해 이듬해 6월에 대회가 끝나는 일정이다. 코리아컵 개편이 'K리그 추춘제' 도입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부 나오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다만 코리아컵과는 별개로 K리그 추춘제 도입은 여전히 '논의 단계'라는 입장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23일 올해 마지막 이사회를 열고 내년 협회 예산안(1387억원)과 코리아컵 등 각급 리그 및 전국대회 일정 등을 확정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코리아컵 개편이다. 1996년 창설된 코리아컵은 지난 2023년까지 FA컵이라는 대회 명칭을 사용하다 지난해부터 코리아컵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프로축구 K리그1·K리그2 구단뿐만 아니라 세미프로 K3리그·K4리그, 아마추어 K5리그 팀들까지 참가하는 토너먼트 대회다.


올 시즌까지 코리아컵은 봄에 개막해 초겨울에 대회가 끝나는 이른바 춘추제로 진행됐다. 2025년 대회의 경우 3월에 K3~K5리그 팀이 참가하는 1라운드가 시작됐고 대망의 결승은 12월 6일에 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이같은 대회 일정을 내년부터 확 바꾼다. 내년에는 7월 대회가 개막해 8월까지 1라운드~4라운드(16강)를 치른 뒤, 8강부터 결승까지는 9개월 뒤인 이듬해 5~6월에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대회 명칭도 2025 코리아컵에서 2026~2027 코리아컵으로 바뀌게 된다.


지난달 25일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년 중 넉 달만 대회가 진행될 만큼 경기 수 자체가 적은 토너먼트 대회다 보니, 대회 방식 개편 부담도 적다. 예컨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하지 않는 K리그1팀은 결승까지 오르더라도 3라운드(32강)부터 결승까지 6경기(4강 홈 앤드 어웨이 포함)만 치르면 된다. 축구협회는 이같은 대회 개편 배경으로 "ACL 일정 및 국제 축구 흐름에 발맞추고 K리그 팀들이 리그와 코리아컵 모두 최상의 전력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리아컵 개편에 국내 축구계와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최근 K리그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추춘제 전환'이기 때문이다. K리그는 현재 2~3월에 시작해 11~12월쯤 끝나는 춘추제로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7~8월에 개막해 이듬해 4~5월에 끝나는 유럽 주요 리그나 ACL 등과는 확연히 다르다. 세계적인 추세는 이미 K리그와 정반대인 '추춘제'로 자리가 잡혔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는 당장 내년 하반기부터 추춘제로 전환한다. 손흥민(LAFC)이 뛰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역시 2027년부터 추춘제로 시즌을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추춘제 전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프로축구연맹도 K리그 추춘제 전환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관련 첫 논의를 시작했다. 연맹의 K리그 추춘제 전환 가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8월에 K리그가 개막해 12월 중순까지 전반기를 치르고, 약 8주 간 겨울 휴식기를 거친 뒤 이듬해 2월 중순부터 5월까지 후반기를 치러 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유럽 리그나 ACL 등과 일정을 맞출 수 있는 만큼 이적시장을 통한 선수 이적이나 ACL 대비 등에 더 수월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11월 열린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 당장 K리그에 시도민구단이 많은 가운데 행정적인 회계 연도 자체를 바꿔야 하는 만큼 국내 행정 시스템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공청회 당시 제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 의견이 갈렸던 잔디나 선수 부상 우려 문제 역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최근 영하 9도의 맹추위 속 진행되거나, 폭설로 연기까지 됐던 승강 플레이오프(PO) 경기들은 국내 추춘제 전환 현실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프로축구연맹 측도 내년 코리아컵 일정 개편이 당장 K리그의 추춘제 전환 논의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코리아컵과 달리 K리그는 팀당 40경기 가까이 시즌 내내 치러야 하는 만큼 대회 형식 자체가 달라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다. 공청회 당시 지적됐던 회계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고, 여러 우려에 대한 논의 역시 더 필요하다. 코리아컵 개편이 당장 K리그 추춘제 전환을 위한 이른바 '빌드업' 아니냐는 일부 전망에 당장은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연맹 관계자는 스타뉴스를 통해 "코리아컵 개편이 결정됐으니 앞으로 준비 과정에서 축구협회와 소통해 협조할 예정이다. K리그와 코리아컵 모두 한국 축구 기반이자 흥행이 필요한 만큼 연맹도 코리아컵 개편과 관련해 돕는다는 입장"이라면서도 "K리그 추춘제 전환은 검토하고 논의해야 할 부분들이 워낙 많아 곧바로 추진되기는 어렵다. 많은 목소리를 듣고 결정해야 하는 만큼 아직 명확하게 결론이 나온 건 없다. K리그는 여전히 추춘제 전환을 검토만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부천FC와 수원FC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부천종합운동장. 당시 경기는 폭설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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