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팅 간판 차준환(25·세종시청)이 단체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개인전 무대에 나선다. 비행기 참사로 부모를 잃은 막심 나우모프(25·미국)도 같은 무대에서 부모와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연기를 펼친다.
차준환은 오는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3조 네 번째 순서로 출전한다.
차준환은 지난 8일 열린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83.53점으로 10명 중 8위에 그쳤다. 당시 쿼드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소화했지만,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도약 중 회전이 풀려 0점 처리되는 실수를 범했다. 개인전은 전체 29명 중 15번째 순서로 연기한다.
나우모프는 차준환의 연기에 앞서 2시 40분경 1조 두 번째 순서로 출전한다. 미국 대표인 나우모프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은 선수로 잘 알려졌다.
'USA 투데이' 등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나우모프는 지난해 1월 워싱턴 D.C. 인근 포토맥 강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미 육군 헬기 충돌 사고로 부모이자 코치였던 바딤 나우모프와 예브게니아 시시코바를 잃었다. 나우모프는 부모는 1994년 세계선수권 페어 챔피언 출신이다. 피겨계 관계자 28명을 포함해 탑승객 67명 전원이 사망한 대참사의 희생자였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나우모프는 사고 3일 전 캔자스주 위치타의 호텔에서 부모와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당시 아버지는 "사고방식을 바꾸고 계획대로만 하면 올림픽에 갈 수 있다"고 조언했고, 어머니와는 발가락을 잡고 장난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한순간에 부모를 잃은 나우모프는 절망했다. 이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우모프는 "침대나 소파에 누워 썩어가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심적 고통을 앓았다.
절치부심한 나우모프는 부모와 마지막 대화 주제였던 올림픽을 위해 복귀했다. 안무가 베누아 리쇼와 쇼팽의 녹턴 20번을 선곡한 뒤 훈련에 매진하며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나우모프의 올림픽 행은 극적이었다. 지난 1월 전미선수권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범한 뒤 펑펑 울기도 했지만, 강력한 경쟁자였던 제이슨 브라운이 잇단 점프 실수로 부진하면서 최종 3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나우모프는 "부모님과 나눈 마지막 대화가 올림픽에 관한 것이었다"며 "올림픽 출전은 우리 가족의 꿈이었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김현겸(20)은 이날 새벽 3시 50분 2조 네 번째 순서로 나선다. 금메달 후보인 일리아 말리닌(미국)과 가기야마 유마(일본)는 5조에서 각각 마지막에서 두 번째와 마지막 순서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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