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한솥밥을 먹으며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베테랑 우완 조 켈리(37)가 선수생활을 끝낼 뜻을 밝혔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켈리가 은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려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빅리그 커리어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켈리는 같은 날 한 팟캐스트에 출연, "더 이상 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운동선수들은 은퇴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경기에 나서는 걸 그만두는 거다. 은퇴는 군인 등에게나 해당된다"며 "은퇴라는 단어를 없애자"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은퇴를 직접 얘기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더 뛸 뜻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매체는 "켈리는 자신이 뛰고 싶어하는 유일한 팀은 LA 다저스라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다저스는 켈리를 재영입한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고, 최근에는 파이어볼러 에드윈 디아즈와도 계약을 맺으며 켈리를 다시 데려올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했다.
지난 200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아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켈리는 통산 13시즌 동안 54승 38패 7세이브 103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485경기에서 839이닝을 던지며 767탈삼진과 355볼넷, 피안타율 0.24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37의 성적을 거뒀다.
커리어 초반에는 주로 선발투수로 나섰다. 2013년에는 37경기(15선발)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69, 보스턴 이적 후 2015년에는 10승 6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켈리는 불펜투수로 전환했고,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2017시즌에는 13개의 홀드와 2.7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21개의 홀드를 따내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도왔다.

2019년 다저스 입단 후 류현진과 같이 뛴 켈리는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여줬으나, 2020년 60경기 단축 시즌에는 12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1.80으로 다시 한번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202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갔다가 이듬해 시즌 중 다저스로 돌아온 그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4로 호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4.78로 부진했고, 설상가상으로 시즌 막판 어깨 염증을 느끼며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켈리는 올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결국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눈에 띄는 커리어는 아니지만, 켈리는 여러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지난 2020시즌 도중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에서 위협구를 던지며 결국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켰다. 당시 다저스가 휴스턴이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저지른 '사인 훔치기'로 인해 불만을 가진 터라 다저스 팬들은 환호했다.
또한 다저스에서 17번을 달고 뛰었던 켈리는 2023년 말 오타니 쇼헤이가 이적하자 흔쾌히 등번호를 양보했다. 당시 켈리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난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을 뛰었다. 그(오타니)보다 2배 가까이 버텼다"며 "좋은 차를 주면 17번을 양보하겠다. 주지 않는다고 해도 등번호를 주겠다"고 농담을 전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실제로 이를 진행했다. 오타니는 등번호를 양보한 켈리의 아내 애슐리 켈리에게 포르쉐에서 나온 세단을 선물로 줬다. 차를 인도하기 위해 온 남성은 "저건 오타니가 준 당신의 차다(It's yours… from Shohei)"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당신에게 차를 선물해주고 싶어 했다"는 말도 이어갔다.
이에 켈리는 등번호를 99번으로 바꿨다. 그에 앞서 다저스에서 99번을 등에 단 선수는 매니 라미레즈(2008~2010년)와 류현진(2013~2019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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