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주류 출신 지도자로 시작했지만, 실력으로 평가를 뒤집은 전술가의 패기 넘치는 각오다. 이정효 감독이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고 명가 재건을 향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정효 감독은 2일 경기도 수원시 도이치오토월드 차란차 스튜디오에서 열린 수원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밖에서 본 수원은 실점 후 경기 운영보다 선수들의 프로의식 자체가 나와는 다른 생각인 것 같았다"며 "선수단 미팅과 소통을 통해 태도와 생활 방식, 팬들을 대해야 하는 방법까지 모두 바꿔놓겠다"고 강조했다.
비주류에 가까웠던 이정효 감독은 선수 시절 국가대표와 연이 없었다. 은퇴 후 아주대 수석코치와 감독을 비롯해 전남 드래곤즈부터 프로 무대 지도자로서 역량을 키웠다.
승격 DNA도 입증했다. 이정효 감독은 2018년 성남FC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팀의 K리그1 승격을 도왔고, 2020년에는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의 수석코치로서 다시 한번 1부 리그 복귀를 이끌며 조력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지도자 초기 그다지 주목받지 못해던 이정효 감독은 오직 전술과 결과로 자신을 증명해왔다. 이정효 감독은 자신을 향한 시선에 대해 "비주류의 희망이라는 말도 있지만, 내게는 책임감보다 사명감이 크다"며 "지금도 내가 안 되길 바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수원이라는 명문 구단에 왔으니 더 따가운 시선으로 나를 볼 텐데, 그렇게 계속 봐달라. 하나하나 무너뜨리고 깨부수면서 전진하는 것이 나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 번째 승격 도전에 나서는 수원은 이정효 감독 사단과 팀 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이정효 감독 부임과 동시에 전례 없는 규모의 선수단 개편을 진행 중이다. 기존 베테랑들은 물론, 지난 시즌 주축이었던 외국인들도 내보냈다. 이름값에 취해있던 구단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이정효 감독의 결단이다.
오전에 진행된 첫 선수단 미팅에서도 이정효 감독은 "아침에 만나 전 선수와 눈을 맞추고 주먹 인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태도 개조를 주문했다.

이정효 감독은 동반자로 광주 시절의 영광을 함께한 마철준 수석코치 등 이정효 사단 코치진 6명을 전원 수원으로 불러들였다. 이정효 감독은 "사단이 없었다면 나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어느 팀을 맡아도 이들과 함께라면 최고의 팀을 만들 자신이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전술적 목표에 대해서도 이정효 감독은 확고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정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현지에서 보고 왔다. 첼시의 수비 트렌드와 색깔을 연구했다. 첼시가 5점이라면 수원은 4점까지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 축구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인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정효 감독은 외부와 소통 단절까지 선언하며 현장에만 몰두할 것을 예고했다. 이정효 감독은 "오늘 기자회견 후에는 축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서포터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축구를 해야 하기에 연락받지 못하더라도 이해해달라"며 "'이청득심'의 자세로 수원 팬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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