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성(53)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충격패를 당했다. 비겨도 8강 진출을 확정하는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 완패를 당했다. 심지어 상대는 두 살 어린 21세 이하(U-21) 팀이라 충격의 크기는 더 컸다.
이민성호는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졌다. 앞서 이란과 0-0으로 비기고 레바논에 4-2 진땀 역전승을 거둔 데 이은 대회 첫 패배다.
부담이 오히려 적었던 최종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최종전 전까지 조 1위였던 한국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 13승 1무 2패, 최근 4연승으로 압도적인 강세도 보였다. 심지어 이번 대회 우즈베키스탄은 2년 뒤 올림픽에 대비해 2005년 이후 출생 선수들로 꾸린 U-21 대표팀이었다. 가뜩이나 앞선 2경기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만큼 부담을 덜고 승리를 통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이기도 했다.

그나마 전반은 한국은 물론 우즈베키스탄도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신중하게 경기가 흘렀다. 다만 후반 3분 우즈베키스탄이 중거리 슈팅으로 0의 균형을 깨트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문제는 일격을 맞은 한국이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는 점이다. 상대 수비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다 결국 후반 25분 추가 실점까지 허용했다.
궁지에 내몰린 뒤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야 이날 첫 유효슈팅이 나올 정도의 '빈공'이 이어졌다. 골이 절실한 상황인데도 두 살 어린 상대를 무너뜨릴 방법을 끝내 찾지 못했다. 67%에 달하는 볼 점유율은 슈팅 수 6-8 열세, 유효 슈팅수 1-4의 초라한 지표 앞에 무의미했다.
단순히 경기력과 결과뿐만 아니라, 패색이 짙어지는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선수들의 의욕마저 보이지 않았다는 데 실망감은 더 컸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0-2로, 그것도 두 살 어린 팀에 끌려가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몸싸움 모습이나 공격 상황에서의 움직임 등은 세대를 떠나서 축구 선수로는 쉽게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강 진출에는 성공했다. 이란이 레바논에 패배하면서 한국은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그러나 극적인 8강 성과가 기적이나 기쁨보다 '굴욕'에 더 가까웠던 건 그만큼 이번 경기, 나아가 이번 대회 이민성호의 경기력이 기대에 워낙 못 미치는 탓이다. 팬들 사이에서 한국이 8강 진출을 '당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 역시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이민성호의 충격적인 결과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 지난해 10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아시안컵 결전지' 사우디아라비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던 이민성호는 당시 사우디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0-4, 0-2로 두 차례 완패를 당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연습경기라고 설명했으나, 사우디축구협회는 공식 채널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전했고, 현지 매체들 역시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당시엔 양민혁(포츠머스)이나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A대표팀을 오가는 유럽파들까지 합류한 팀이었다.
이어 11월에는 중국축구협회 주관 친선대회 판다컵에 출전했다가 중국에 0-2로 완패했다. 측면 크로스에 이은 뒤꿈치 슈팅에 굴욕적인 실점을 허용했고, 당시 중국 매체 티탄저우바오에 따르면 한국 슈팅 수가 단 4개에 그칠 만큼의 졸전 끝 완패였다. 나아가 정식 대회인 U23 아시안컵에서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충격패를 당한 건, 앞선 부진들의 '연장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이민성호는 극적으로 8강에 올라 중국, 호주 등이 속한 D조 1위와 토너먼트를 치른다. 4강에 오르면 한일전 성사 가능성이 크고, 경우에 따라서는 2020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수도 있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에 충격패를 당한 경기력으로 남은 대회 반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민성호를 향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민성 감독이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나아가 2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U-23 대표팀을 지휘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단발성 부진이 아니라 지난해 출범 이후 꾸준히 졸전과 충격패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심지어 정식 대회에서도 그 흐름을 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심도 있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이민성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좋은 성적을 거둬 아시안게임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모두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훨씬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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