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배구연맹(KOVO)이 빠르면 다음 시즌 KOVO컵 대회에서 AI(인공지능) 비디오 판독 을 선보인다.
KOVO 관계자는 16일 AI 비디오 판독 관련 스타뉴스의 질의에 "국내 기업이 연맹이 요청한 AI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인-아웃 관련 판정은 빠르면 다음 시즌 KOVO컵부터 시범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년간 V리그 판정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매 경기 선심을 포함해 9명의 심판이 투입된다. 판독에 쓰이는 장비도 연맹과 중계사들의 노력으로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방송 중계 화면을 통해 진행하는 비디오 판독에는 경기위원, 심판위원, 부심 등 3명의 관계자가 면밀히 살핀다.
하지만 인-아웃, 터치 아웃, 오버넷, 더블 컨택, 안테나 침범, 캐치볼 등 수많은 상황에 신체적,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1일 화성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3세트 상황이었다.
당시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시도한 공격이 코트 밖으로 벗어나다는 최초 판정으로 현대건설의 득점이 인정됐다. IBK기업은행은 곧바로 터치 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카리 가이스버거(등록명 카리)의 손끝에 공이 맞아 아웃됐다고 판정을 번복했다.
현대건설은 격렬히 항의했으나, 판정은 유지됐다. 그 여파로 세트 점수 2-0으로 앞서던 현대건설은 내리 3개의 세트를 내주며 역전패했다. KOVO는 해당 안건에 대해 소청심사위를 열어 논의했으나, 쉽사리 결정되지 못했다.

해당 경기 중계 방송사에 고화질 화면을 요청, 13~14일 이틀에 걸쳐 논의한 뒤에야 오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독으로 인해 경기 결과가 바뀌었음에도 이명희 경기위원, 정유연 심판위원, 남영수 부심에게 각각 3경기 출장 정지 징계 처분에 그친 이유다.
기술적인 한계도 분명하다. 일례로 라인 인-아웃 판정에서 남자부의 빠른 스파이크의 경우 실제로 공이 라인에 닿지 않았음에도 그림자와 번짐 현상 등으로 인해 닿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 경기에서도 꾸준히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맹점에 KOVO는 오랜 시간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소청심사위 결과를 전한 KOVO는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연맹은 고속 다각도 이미지 분석, 머신 비전 기반 라인 판독, 선수·볼 위치 추적 알고리즘이 포함된 AI 비디오판독 기술을 2026~2027시즌 도입을 목표로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을 전했다.
기술적인 보완을 위해 AI 활용을 시도했으나, 종목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비디오 판독에 AI를 정식 도입한 프로리그는 거의 없었다. KOVO 관계자는 "사실 해외에도 AI를 활용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하려 했다. 빠르면 3~4년 내로 AI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개발사를 찾는 데만 6개월 이상 소요됐다. 스포츠 영상 분석에 경험이 풍부한 국내 기업이 선정됐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AI 비디오 판독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그 시작이 라인 인-아웃 판정이었다. KOVO 관계자에 따르면 인-아웃 AI 판정의 경우 이미 올 시즌 경기를 통해 오차 범위를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AI 비디오 판독이 정식 도입된다면 현장과 팬들이 기대하는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심판 및 비디오 분석관들의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예정이다. KOVO 관계자는 "오차 범위를 줄이는 것 외에도 현재 판독 내용을 빠르게 애니메이션화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 진행이나 방송 중계를 위해서라도 빠른 시각화가 중요하다. 판정에 관련한 것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 만약 다음 시즌 KOVO컵에서 확신이 들면 정규리그에서도 인-아웃 AI 판정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같은 상황에 대한 일관적인 판정을 위해 사례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매 라운드가 끝난 후 심판, 경기위원 등이 참석해 판정 기준을 일원화하고 있다. KOVO는 "판독 과정에서 오류를 범해 큰 혼란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현대건설 구단과 선수단, 그리고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KOVO는 향후 동일한 혼선이 반복되지 않도록 판독 기준과 절차에 대한 개선책을 지속해서 강구할 것"이라면서 "더불어 전문위원과 심판 대상의 통합 교육을 지속해서 실시하겠다. 비디오판독 기준을 확립해 유사 사례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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