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감독, 얘는 누구에요? 이름이 뭐예요?"
휘문고 사령탑 오태근(48) 감독이 지난해 11월 서울특별시장기 고교 추계야구대회에서 KBO 스카우트들에게 갑작스럽게 받은 관심을 떠올렸다.
영상 2~3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시속 147㎞, 148㎞의 공을 쉽게 던지는 194㎝ 장신의 우완 변지석(18·휘문고) 때문이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변지석의 공식 경기 기록은 전무하다. 하지만 그 키에 부드러운 연결 동작과 1루 커버를 들어가는 민첩함은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이 가장 큰 이유였다. 변지석의 어머니는 2024년 파리 패럴림픽까지 한국 수영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조순영(51) 전 감독. 아버지도 대학까지 유도 선수를 했기에 체육인 집안이라 할 만하다.
한 KBO 스카우트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휘문고 변지석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신체 조건이 정말 좋다. 키가 190㎝가 넘는데 몸이 굉장히 유연하다. 팔 길이도 길어서 내년에 시속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아직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나 제구, 변화구 구사 능력은 미숙하다. 하지만 우린 가능성을 봐야 한다. 이 선수가 조금 더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어떻게 성장할지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뛰어난 신체 조건에도 2학년 마지막에야 이름을 알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오태근 감독은 "(변)지석이가 야구를 늦게 시작했다. 투수 자체도 늦었다. 중3 거의 끝날쯤에 투수를 시작해서 제구도 많이 흔들리고 할 게 많다"라며 "하지만 지난 추계대회에서 덩치도 큰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시속 148㎞를 던지니까 스카우트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왔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직접 보러 학교에도 많이 왔다. 스카우트들도 몸이 진짜 좋다면서 프로에서 몇 년 있으면 시속 155㎞는 그냥 던질 거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금 당장 쓰기에는 별로일 수 있지만, 프로 스카우트들 입장에선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늦게 시작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변지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취미로 야구를 해봤지만, 4개월 만에 그만뒀다. 그러나 168㎝로 시작한 키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182㎝까지 늘어나면서 야구는 필연이 됐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자 어머니 조순영 전 감독도 2024 파리 패럴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은 상태다.

급격히 성장한 신체에 고생도 했다. 변지석은 "1학년 겨울 동계 훈련 때 팔이 조금 좋지 않았다. 통증은 없었는데 밸런스가 잘 안 맞았다. 계속 밸런스를 잡기 위해 훈련에 매진했고 어느 순간 잡히면서 구속도 쭉쭉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늦게 시작한 만큼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또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라 체중 관리에도 힘썼다. 몸이 가벼워야 더 움직이는 게 편할 거라 생각했고, 걱정을 버리고 머리를 비우고 난 뒤부터 달라진 것 같다. 마지막에라도 밸런스가 잡혀서 정말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큰 키에 어울리는 밸런스를 잡는 데는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와 문동주(23·한화 이글스)의 영상이 큰 도움이 됐다. 변지석은 "오타니 선수는 기본기가 정말 탄탄하게 잘 돼 있어서 하체 움직임을 많이 보고 배운 것 같다. 문동주 선수에게서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많이 참조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머리를 비우고 내 할 것만 하려 한다.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경기 운영 능력도 더 키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연스레 한화 경기도 많이 챙겨보게 됐다. 변지석은 "야구를 열심히 보는 편은 아닌데 지난해 한화 투수들이나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 보였다"라며 "프로에 가면 강백호 선배님을 꼭 투수로서 상대해 보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영상을 많이 본 선배님인데 꼭 겨뤄보고 싶다. 또 올해 구속을 153㎞까지는 던져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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