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인미답의 3000안타까지 382개. 두 시즌 이상을 더 뛰어야만 달성 가능한 기록이지만 안타왕의 커리어가 이대로 멈춰설 위기에 처해 있다. 손아섭(38)은 극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될까.
손아섭의 원 소속 구단 한화는 지난 23일 호주 멜버른으로 1차 스프링 캠프를 떠났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김범수는 KIA 타이거즈와 계약했지만 손아섭은 끝내 팀이 선수단이 호주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도 반가운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아직 커리어를 마감하기엔 분명히 아쉬움이 남는다. KBO 통산 안타 1위를 지키고 사상 최초 3000안타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도 있다. 과연 손아섭에게 커리어 연장의 길은 아직 열려 있을까.
이번 FA 시장에 나온 21명의 선수 중 은퇴를 택한 손아섭의 절친한 선배 황재균(39)을 제외하면 19명은 둥지를 찾았다. 손아섭만이 유일한 FA 미아로 남아 있다.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온 손아섭은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19시즌 동안 2169경기에서 타율 0.319(8205타수 2618안타) 182홈런 1086타점 1400득점, 출루율 0.391, 장타율 0.451,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앞세워 2017시즌을 마친 뒤 4년 98억원에 롯데에 잔류한 손아섭은 2021시즌 종료 후엔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며 4년 6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해 손아섭은 7월말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우승을 노리는 한화는 손아섭의 정교한 타격과 풍부한 경험에 투자했다.
지난 시즌 111경기에서 타율 0.288(372타수 107안타) 1홈런 50타점 39득점, 출루율 0.352, 장타율 0.371, OPS 0.723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로 이적 후엔 타율 0.265로 손아섭의 강점도 살리지 못했다.
3번째 FA로 시장에 나온 손아섭은 C등급으로 타 팀에서 손아섭을 영입할 경우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를 지불해야 한다. 손아섭을 원하는 팀은 보상금 7억 5000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2023년 타격왕에 올랐으나 이후 두 시즌 하락세를 기록한 베테랑이기에 타 구단 입장에선 그리 매력적인 카드라고 보기 어렵다.
보상금이 필요 없는 한화 또한 여유가 없는 건 마찬가지다. 강백호(4년 100억원)에 영입했고 채은성과 1루를 번갈아 맡을 것으로 보여 지명타자 자리엔 더 여유가 없어졌다. 강백호가 외야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문현빈, 요나단 페라자도 써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야구에 대한 모범적인 태도와 풍부한 경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33(21타수 7안타)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19년 만의 한국시리즈에서 아쉬움을 남긴 한화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타자다.

가격 부담이 없다면 한화로서도 투자해 볼 수 있지만 상황의 여의치 않다. 지난해 반등한 선수들의 연봉이 대거 상승했고 노시환은 8년 차 역대 최고액인 10억원에 사인했는데 비FA 다년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계약을 마친다면 경쟁균형세(샐러리캡)의 여유가 더 사라진다.
같은 부산 출신 선수이자 존경하는 선배와 한솥밥을 먹게 돼 누구보다 기뻐했던 노시환이지만 당장 올해엔 함께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손아섭 본인은 물론이고 야구 팬들 입장에서도 이대로 손아섭의 은퇴는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으로 그를 원하는 팀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지막 가능성은 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이 자체가 걸림돌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김현수(38)는 3년 50억원에 KT 위즈로 이적했고 강민호(41)는 2년 20억원에 삼성에 잔류, 최형우(43) 또한 2년 26억원에 친정팀 삼성으로 리턴했다.
차이는 얼마나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각 구단들이 이 선수들에 비해 손아섭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냉정한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5시즌 동안 한 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날리지 못한 손아섭에게 갑자기 장타를 요구하긴 쉽지 않지만 2023년과 같이 정교한 타격과 OPS 0.8 이상의 활약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수요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활약을 담보로 옵션이 걸린 계약을 맺거나 이를 바탕으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 등을 노리는 게 벼랑 끝 현재 상황에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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