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부상으로 메이저리그(ML)에서도 설 자리를 잃었던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이 건강한 몸 상태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6일 류지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이 공식 발표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는 낯선 이름이 보였다.
한국계 메이저리거 더닝이었다. 더닝은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62)과 한국인 어머니 정미수(62) 씨 사이에서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 제이크 더닝(38·은퇴)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투수.
더닝은 지난 2023 WBC 대표팀에도 참가를 원했던 선수다. 하지만 2022년 9월 고관절 수술을 받아 합류가 불발됐다. 당시 더닝은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와 인터뷰에서 "난 한국 야구대표팀 참가하는 것이 어머니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의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 대표 선수로 선정됐던 그는 오른쪽 팔뚝에 새긴 '같은 피'라는 한글 문신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더닝은 "우리 3남매가 모두 하고 있는 문신"이라며 "난 이 한글 문신을 정말 좋아한다.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있는데 이 문신을 볼 때마다 가족이 생각난다. 가족과 항상 함께 있다고 느끼게 한다"고 애틋함을 드러냈었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치른 2023시즌은 더닝의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직구 구속은 평균 91마일(약 146㎞)에 불과했으나, 커터, 싱커 등 변형 패스트볼을 활용해 35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최고의 성적을 냈다. 텍사스의 5선발 역할을 하면서 그해 팀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도 함께했다.
이후 부상으로 차츰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2024년 어깨 부상을 당했고, 지난해에는 결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평균 구속이 시속 89마일(약 143㎞)까지 떨어지면서 구위가 평범해진 탓에 난타당한 것.
하지만 미국 유명 트레이닝 센터 트레드 애슬레틱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투구 메커니즘을 수정하고 구속 상승에 집중한 결과, 전성기적 평균 구속을 되찾았다. 결국 지난달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빅리그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트레드 애슬레틱스는 공식 SNS를 통해 "더닝의 시애틀 입단을 축하한다. 그가 다시 시속 91마일 이상의 구속을 내야 한다는 건 비밀이 아니었다. 그의 커리어하이였던 2023시즌 싱커의 평균 구속이 91마일이었다"라며 "더닝은 불펜에서 그 이상을 해냈다. 타자 없이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평균 구속을 기록했고, 이는 꽤 훌륭한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더닝은 명단 발표를 앞두고 1선발 문동주(23·한화 이글스)를 잃은 류지현호에도 희소식이다. 조계현 위원장에 따르면 문동주는 지난달 말 불펜 피칭에서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고, 명단에서 제외됐다.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경험이 있는 더닝은 그 공백을 메워줄 좋은 자원이 될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은 명단을 발표하면서 "WBC는 선발 투수들이 투구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선발 유형의 투수가 2~3명이 필요하다. 더닝은 선발과 불펜에서 그 역할을 해줄 선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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