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기억이 없다"며 마약 투약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하츠키 류타로(26)가 끝내 자백했다. 일본 열도를 뒤흔든 '약물 스캔들'이 명백한 증거에 혐의 인정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가 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하츠키는 최근 금지 약물로 지정된 '에토미데이트' 일명 '좀비 담배' 사용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 스즈키 키요아키(71) 히로시마 구단 본부장 역시 해당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하즈키는 지난 1월 27일 체포 당시부터 "쓴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으나, 소변 검사 양성 반응 등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나오자 결국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하츠키는 지난해 12월 16일경 일본 금지 약물로 지정된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좀비 담배'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해외에서 전신마취 유도제 등으로 사용되지만, 일본에서는 오남용 우려로 인해 '금지 약물'로 관리되며 소지나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8월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한 성분이다.
특히 에토미데이트는 투약시 신체 경련으로 마치 좀비처럼 걷는 증상이 나타나 '좀비담배'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위험 약물이다. 최근 일본 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히로시마 구단의 대응은 다소 조심스럽다. 스즈키 본부장은 "보도를 통해 자백 사실을 알았다. 향후 수사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으며, 추가 움직임이 생기면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와도 논의를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징계나 방출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에 히로시마 팬들은 폭발했다. 하즈키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 사이트 야구 재팬과 SNS에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팬들은 "자백까지 나왔는데 왜 바로 자르지 않느냐", "구단부터가 확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구단 이미지만 실추될 것", "계속 부인하다가 인정했다면 괘씸죄까지 물어야 한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구단은 법리적인 절차를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히로시마 구단은 계속해서 '좀비 담배' 보도로 어수선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일어난 이번 사태는 지난 2024년 한국 야구계를 뒤흔들었던 오재원(41)의 마약 스캔들과 닮아있다. 선수의 도덕적 해이가 팀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시즌 구상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는 점에서 '일본판 오재원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야구선수의 추가 연루 정황까지도 보도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일본 프로야구 내 '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퍼져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리그 전반에 걸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2, 제3의 하즈키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본 야구계를 강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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