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전 감독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골프 세리머니'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청용(38)이 은퇴 위기를 딛고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인천 구단은 11일 자유계약 신분이던 이청용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인천 구단은 "이청용의 풍부한 국제 경험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울산 HD와 계약이 해지된 뒤 좀처럼 새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이청용은 은퇴 위기까지 내몰렸다가 가까스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K리그 개막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인천 입단이 확정됐을 정도다.
198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다 울산 시절 적지 않은 연봉을 받았던 게 그동안 새 팀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됐다. 여기에 지난 시즌 막판 불거졌던 '세리머니 논란' 역시도 이청용의 영입을 고민하던 구단들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감독을 세리머니로 저격한 하극상 논란에 휩싸이면서 '선수 이청용'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워낙 싸늘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청용은 지난해 10월 광주FC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터뜨린 뒤, 골프 스윙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열흘 전 경질된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을 사실상 겨냥한 저격 세리머니였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신태용 감독은 당시 팀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구단 원정 버스에 실린 골프가방 사진이 축구 커뮤니티에 유출된 바 있다. 이후 신태용 감독은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는데, 이후 복수 매체 인터뷰를 통해 "골프가방을 성남 집에 보내려고 구단 버스에 실은 것을 어떤 선수가 사진을 찍어 제보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고참급 선수들이 나에게 인사도 안 했다. 팀 분위기가 망가졌다"며 울산 감독 재임 시절 일부 선수들의 항명을 주장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청용은 팀이 페널티킥(PK) 기회를 얻자, PK 전담 키커가 아닌데도 자원해 성공시킨 뒤 '보란 듯이' 골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신태용 전 감독의 주장으로 불거진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 간 불화설에 이청용이 직접 기름을 부은 셈이다. 이후 이청용은 신 감독의 주장들과 관련해 "누가 더 진솔한지는 중에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령탑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세리머니가 선수와 베테랑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 목소리가 거셌다. 일본, 인도네시아 등 외신들조차 "이청용이 떠난 신태용 감독을 비꼬았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도 이청용 등은 좀처럼 신태용 감독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이후 이청용은 울산 구단과 계약이 만료되고 골프 세리머니 논란이 불거진 뒤 3개월이 더 흐른 뒤인 지난달에야 자필 편지를 통해 당시 행동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 중 제 세리머니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선수로서 분명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선수로서, 그리고 고참으로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더 이성적으로 행동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이청용을 향한 여론은 싸늘해진 뒤였다. 감독과 불화의 중심에 섰을 뿐만 아니라 저격성 세리머니까지 펼친 이른바 하극상 꼬리표는 쉽게 뗄 수 없는 낙인이 됐다. 울산을 떠나 새 팀을 찾지 못해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이청용은 극적으로 윤정환 인천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청용에 대한 여론을 모를 리 없던 구단 역시도 사령탑의 의지를 존중해 영입을 결정했다.
인천 유니폼을 입게 된 이청용은 13일부터 경남 창원에서 진행되는 구단 2차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으로 새 팀 적응에 나선다. 그는 구단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돼 설렌다. 팀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아내겠다.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과 이청용의 계약 기간은 1+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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