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부터 무려 8800km. 약 13시간 반 비행 만에 이탈리아 '패션의 도시', 아니 지금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란 수식어가 더 알맞은 밀라노에 도착했다.
기자는 다른 취재진보다 좀 늦은 12일(현지시간) 밀라노에 들어갔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 도착하면 AD 카드 활성화 등록 데스크부터 찾으라는 동료 기자의 귀띔에 따라 길을 찾던 중, 한국말이 제법 능숙한 이탈리아 자원 봉사자가 "어?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말을 걸며 다가왔다.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밀라노 현지 여성 샤리(30) 씨였다. 앞서 대회 개막 전 밀라노에 간 동료 기자가 '아직 공항 안내 체계가 잡히지 않아 어수선했다'는 토로와 달리 프레스 등록과 교통편까지 샤리 씨의 친절한 안내 속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샤리 씨로부터 올림픽 기간에 밀라노의 대중교통이 심야 시간대까지 연장 운행된다는 사실도 들었다. 지하철이 새벽 2시까지, 이후 시간에도 주요 노선의 버스와 트램이 연장 운행된다. 유럽의 높은 물가 속 비싼 택시비를 감당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가 들었다.
밀라노의 공항철도인 '말펜사 익스프레스'를 타고 밀라노 시내에 진입했다. 최근 대한체육회에서 올림픽을 맞아 이탈리아 집시의 밀라노 유입이 급증해 범죄 확률도 높아져 안전 유의를 당부했던 터다. 더욱이 밀라노는 소매치기가 빈번한 곳이라 귀중품이 든 백팩을 앞으로 메고 경계한 채 숙소 근처인 도모도솔라 역에 내렸다.
이때가 오후 8시쯤이었다. 거리엔 올림픽 홍보물이 드문드문 보였고, 따뜻해진 날씨에 술과 음식을 즐기러 온 현지 사람들로 붐볐다. 최소 백년 이상 된 리버티 양식의 건축물 사이로 전기 셔틀버스와 트램이 오가고 마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이다.
날씨는 저녁인데도 영상 10도를 웃돌았다. 아직 겨울인 서울보다 훨씬 포근하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이라기엔 너무 따뜻해 약간 이질감도 들었다. 물론 밀라노에선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등 실내 경기장에서 하는 빙상 경기가 열려 날씨와 크게 상관없다. 다른 분산 개최지인 코르티나담페초, 리비뇨에선 스노보드, 알파인 스키 등 설상 종목이 열리는데, 이곳은 우리나라 강원도처럼 춥단다.
'옛날 건물' 숙소에 도착했다. 1965년부터 있었던 숙소란다. 올림픽 특수로 밀라노 시내의 호텔 가격이 무려 50% 이상 치솟았다. 코르티나담페초의 경우 평소 3배는 기본이고, 하룻밤에 1000유로(약 140만원)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연세 지긋한 남자 주인장에게 '올림픽 특수'가 있냐고 묻자 즉답 대신 "평소보다 조금 더 올랐다"며 웃었다.
기자가 느낀 밀라노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입체적'이다. 긴장(치안)과 안도(친절), 과거(건축)와 미래(교통)가 교묘하게 얽혀 있다.
한국 대표팀은 앞으로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스노보드 등 주력 종목 일전을 치른다. 더욱 바빠지고 정신없어질 취재 일정 속 밀라노에서 어떤 추억을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갈지 기대를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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