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오는 28일 막을 올린다. K리그2에 3개 팀(용인·파주·김해)이 합류해 역대 최다인 29개 팀(K리그1 12팀·K리그2 17팀)이 참가하는 시즌이다. 늘어난 참가팀 수만큼이나 올 시즌 K리그는 여러 제도의 변화까지 예고돼 더욱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뉴스는 설을 맞아 승강제와 외국인 선수 제도 개편, 22세 이하(U-22) 제도 폐지 등 올해 달라지는 K리그 제도들에 대한 전망과 효과 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26시즌 K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외국인 선수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외국인 골키퍼 등록이 가능해졌고, 구단별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도 폐지됐다. 외국인 선수와 관련된 각종 제한을 없애 궁극적으로 K리그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6월 제3차 이사회를 통해 외국인 골키퍼 영입 문호를 열었다. 올 시즌부터 K리그 대회 요강에는 '골키퍼는 국내 선수여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된다. K리그에 외국인 골키퍼 등록이 허용되는 건 1999년 이후 무려 27년 만이다.
K리그는 1990년대 중반 대다수 구단이 외국인 골키퍼를 주전으로 활용했고, 이에 국내 골키퍼 육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포지션 특성상 웬만해선 주전이 바뀌지 않는 데다 경기 중 교체도 거의 없다 보니 국내 골키퍼들의 설 자리가 줄었다. 결국 연맹은 1996년부터 외국인 골키퍼 출전 경기 수를 제한했고, 1999년부터는 외국인 골키퍼 등록을 완전 금지해 20년 넘게 이 규정을 유지했다.
연맹은 그러나 당시와 확연하게 달라진 K리그 환경 등을 고려해 외국인 골키퍼 등록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8개 구단 체제였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K리그1 12개 등 29개로 구단 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외국인 골키퍼들이 K리그에 오더라도 경쟁력 있는 국내 골키퍼들의 출전 기회도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국내 선수들의 연봉 상승률이 과도한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
당시 연맹 발표 직후 차두리 화성FC 감독은 "어렸을 때 사리체프(신의손) 형이 너무 잘하니까 다들 외국인 골키퍼를 데려오는 바람에 없앤 걸로 안다. (외국인 골키퍼 제한은) 세계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국내 골키퍼들도 좋은 외국인 골키퍼가 들어오면, 그걸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지만, 시기적으로 '이제는 (제한을) 풀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10월 제5차 이사회에서는 외국인 선수 등록(보유) 한도도 폐지했다.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025시즌 기준으로 K리그1은 최대 6명, K리그2는 최대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등록할 수 있었고, 동시 출전은 4명까지만 가능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의 인원수 제한 없이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동시에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제한은 유지된다. K리그1은 지난해보다 1명 늘어 필드플레이어 절반인 5명만 외국인 선수로 채울 수 있다.
외국인 보유 한도 폐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K리그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실제 ACL은 외국인 선수 출전에 제한이 없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리그나 일본 J리그 등도 외국인 선수 보유가 최대 10명까지 가능하거나 보유에 대한 제한이 없다. 자연스레 ACL에 나서는 K리그 팀들과 달리 다른 리그 팀들은 외국인 선수 출전 비중이 컸고, 이는 전력 차와 더불어 K리그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은 "돈 있는 구단은 좋은 선수를 쓸 것이고 재정이 어려운 구단은 사정에 맞게 선수를 뽑아와 잘 활용하면 상위 구단과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일본도 그렇게 한다"며 "우리도 용병(외국인 선수) 쿼터를 풀어야 한다. 리그 제한은 형평성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ACL이라도 풀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외국인 선수 제도 개편 첫 시즌을 앞두고 K리그 각 구단은 우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K리그 이적시장 마감이 3월 26일 오후 6시까지라 상황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제한 폐지와 맞물려 외국인 선수를 대거 영입한 구단은 찾아보기 어렵다. K리그1 승격팀 부천FC만 최대 출전 가능 수를 넘어선 7명의 외국인 선수를 품었을 뿐 나머지 구단은 최대 출전 가능 수를 넘지 않는 선에서 스쿼드를 꾸리는 흐름이다. 외국인 골키퍼 역시 신생팀 용인FC의 에마누엘 노보(34·포르투갈)가 유일하다.
이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은 폐지됐더라도 결국 K리그 엔트리 등록과 경기 출전은 여전히 제한이 있는 데다 재정 등 현실적인 이유로 무리하게 외국인 선수 수를 늘릴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추춘제인 ACL은 이미 중반에 접어들었고 K리그 일부 팀만 참가하는 반면, 춘추제인 K리그는 이제 새 시즌이 개막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겨울 이적시장 구단별 외국인 선수 영입 방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K리그1 A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건 결국 즉시 전력을 넘어 팀의 핵심 역할을 기대하는 건데, 적잖은 비용을 들여 엔트리에도 들지 못할 수도 있는 자원을 추가로 영입하는 건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며 "진행 중인 ACL에 대비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새로운 1년을 봐야 하는 K리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게 대부분 구단들의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B구단 관계자도 "구단 재정은 제한적인데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큰 만큼 외국인 선수 영입은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외국인 쿼터 한 장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포지션이라고 평가하기 힘든 골키퍼 자리를 외국인 선수로 채우는 선택지도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올해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개편된 첫 시즌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각 구단들의 영입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 C구단 고위 관계자는 "제도가 크게 바뀌었는데도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이 많거나 이미 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의 이적이 많다는 건 그만큼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영입 기조가 보수적이라는 뜻"이라면서도 "다만 앞으로 K리그를 넘어 ACL 우승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하는 구단이 나와 실제 효과를 보면, 그때는 구단 간 경쟁이 붙을 수도 있다. 과거처럼 리그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활약이 좋다면 외국인 골키퍼 보강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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