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플레이오프(PO) 직행이냐, 준PO를 거치느냐가 남아 있지만, '꼴찌 후보'로까지 평가받던 시즌 전 전망을 돌아보면 봄배구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요시하라 도모코(일본)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2(25-20, 23-25, 16-25, 25-19, 15-12)로 꺾고 최소 준PO를 확보했다. 4시즌 연속 봄배구 확정이다.
이날 승리로 승점 57(19승 16패)을 쌓은 흥국생명은 4위 GS칼텍스와 5위 IBK기업은행(이상 승점 51)과 격차를 6점으로 벌렸다. 흥국생명은 1경기,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각각 3경기와 2경기가 남은 상황. 그러나 남은 결과에 따라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3위 자리를 내주더라도, 준PO 개최 요건인 '3·4위 간 승점 3점차 이내'를 벗어날 수 없어 흥국생명은 적어도 준PO를 통한 봄배구를 치를 수 있게 됐다. 물론 3위 자리를 지키고 4위와 격차를 4점 이상으로 벌려 PO에 직행하는 게 흥국생명엔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시즌 전 주목을 받지 못했던 데다, 심지어 꼴찌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팀이기에 기어코 따낸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의미가 값지다. 실제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제패한 '통합 챔피언'이었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에이스였던 김연경이 은퇴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요시하라 감독도 지난해 6월 V리그 통합우승 축승연 간담회 당시 "엄청나게 훌륭한 선수(김연경)가 빠지게 돼 큰 구멍을 다 같이 메워야 한다"면서 "굉장히 강팀이었기에 그만큼 프레셔도 느끼지만, 계속 도전해 간다는 의식이 중요하다. 도전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다. 우승해도 계속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가겠다"며 김연경이 빠진 디펜딩 챔피언 신임 사령탑으로서의 부담을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흥국생명은 요시하라 감독 체제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제 궤도에 올랐다. 이른바 몰빵 배구가 아닌 맞춤형 전술과 용병술에 그동안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거나 부진했던 선수들의 활약까지 이끌어 내면서 팬들 사이에선 이른바 '요시하라 매직'이라는 극찬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IBK기업은행전에서도 요시하라 감독은 내리 두 세트를 빼앗긴 흐름에다 다리에 쥐가 난 레베카가 4세트부터 출전하지 못한 변수에도 기어코 재역전승을 지휘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즌 내내 '성장'을 특히 강조했던 요시하라 감독은 "업다운이 심했지만, 이겨서 다행이다. 좋았다, 나빴다 하는 상황들이 계속된 경기였다. 안정화가 되면 더 좋을 것 같다"면서 "더 성장하고, 좋은 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한다. 조금 더 싸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다고 생각한다. 준PO에 진출한 건 좋지만, 아직 한 경기 더 남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부담이 컸던 경기에서 승리해 기어코 봄배구를 확정한 것에 대해 기쁨을 표했다. 정윤주는 "중요한 경기였던 데다 2경기밖에 안 남은 상황이었다. 이 멤버로 몇 경기 안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하고 똘똘 뭉쳐서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다 같이 경기를 하면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돼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요시하라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주전으로 도약한 최은지도 "스스로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즌을 들어왔다. 매 순간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후회없이 하자는 마음이 크게 들었다"며 "(감독님이) 알려주신 걸 시합 때 성공시켰을 때 많이 재미를 느꼈다. 계속 물어보고 알려주시는 대로 하는 게 긍정적인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남은 정규리그 결과에 따라 GS칼텍스 또는 IBK기업은행과 준PO(단판)를 치르거나, 혹은 PO(3판 2승제)에 직행해 한국도로공사 또는 현대건설과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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