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본선을 고작 3개월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수비 라인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빅클럽 센터백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가 풀타임을 뛰며 뒷문을 지켰지만, 홀로 상대 공격진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대참사였다. 한국 축구 역사상 1000번째 A매치라는 상징적인 무대에서 홍명보호는 4골 차 대패배 굴욕을 당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김태현(가시와 레이솔)-김민재-조유민(샤르자)으로 이어지는 백스리 전술을 가동했다. 본선 조별리그에서 만날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덴마크 또는 체코) 등 강팀들과 대결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기존 포백 대신 스리백으로 플랜A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본선을 대비해 꺼내 든 스리백은 코트디부아르의 개인 능력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조유민이 배치된 오른쪽 수비 라인이 상대 윙어 마르시알 고도와 시몽 아딩그라에게 철저히 공략당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민재가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고군분투했음에도, 이미 균열이 간 수비진을 홀로 메우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실점 장면마다 수비 집중력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반 35분, 조유민이 측면 돌파를 허용하며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아딩그라를 등지고 있던 수비수들이 상대의 전환 동작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김민재 역시 전반 23분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범하며 프리킥을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양현준의 애매한 헤더 처리가 화근이 되어 세 번째 골을 헌납했다.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을 해냈음에도 세컨드 볼에 대한 수비진의 반응 속도는 코트디부아르 공격수들보다 한참 늦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역습 한 번에 수비진이 완전히 무너지며 네 번째 골까지 얻어맞았다.

가상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설정하고 치른 이번 경기에서 노출된 수비 불안은 본선행을 앞둔 홍명보호에 적신호를 켰다. 주전급 선수들이 일부 빠졌다고는 하나, 스리백만큼은 플랜A에 가까웠기에 4실점을 허용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번 기록은 2021년 브라질전 0-5 패배 이후 최다 실점이다.
한국은 이날 오현규(베식타시)와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슈팅이 무려 세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운을 탓하기엔 수비 시퀀스마다 노출된 공간과 미숙한 대처가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이대로면 월드컵 본선에서는 더욱 심각한 대참사가 일어날 위기다. 코트디부아르전 대패에 주장 손흥민(LAFC)도 "월드컵에서는 이것보다 더 어려운 상대를 만나야 한다"며 "상대가 우리보다 잘한다고 생각하고 겸손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 패배는 아프지만 배울 점은 분명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