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프랑스 국적의 에르베 르나르(58) 감독이 결국 경질되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57)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르나르 감독은 이제 사우디를 떠나기 직전이다. 공식 발표는 아직이지만 곧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축구 소식을 주로 다루는 엑추SPL는 1일(한국시간) "르나르 감독이 이번 세르비아와 평가전이 사우디 대표팀 벤치에 앉는 마지막 경기"라고 사우디 축구에 정통한 기자인 아흐메드 알-아즐란 기자의 SNS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결정의 결정적인 배경에는 지난 3월 28일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당한 0-4 대패가 자리 잡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팀의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에서 무기력한 경기력과 대량 실점은 사우디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1일 세르비아전에서도 1-2로 패하면서 무너졌다. 지난 12월 아랍컵에서의 경기 결과까지 포함한다면 요르단전 0-1 패배에 이어 3연패다.
특히 르나르 감독은 2024년 10월 사우디 대표팀에 복임한 이후 치른 29경기에서 13승 5무 11패라는 평범한 성적(승률 44.8%)에 그쳤고, 최근 3경기에서 무려 7실점을 하는 수비 불안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르나르 감독은 지난 2024년 여름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물색할 당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됐다. 홍명보 감독이 최종 선임되기 전까지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르나르 감독의 선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여자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르나르는 사우디 복귀를 택했고, 결과적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 전 경질이라는 '충격적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이에 앞서 르나르 감독은 2019년 7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사우디 대표팀 감독을 지냈으나 2번째로 결별하는 모양새다.
사우디 축구협회는 이제 당장 6월에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해 새로운 '소방수'를 찾아야 한다. 사우디는 본선 H조에서 스페인, 우루과이, 카보베르데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격돌한다. 강호들 사이에서 팀을 재정비하고 이변을 일으킬 새 감독을 선임하기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 역시 최근 입지가 좋지 못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코트디부아르 0-4 완패에 이어 1일 오스트리아전서도 0-1 패배를 당하면서 3월 A매치 2연전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홍 감독은 선임 당시부터 불거진 '특혜 논란'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라는 무거운 짐을 진 채 출발했으나, 본선행 티켓을 따낸 이후에도 전술적 색채를 보여주지 못하며 신뢰를 잃고 있다.
특히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노출된 수비 불안과 단조로운 공격 패턴은 사우디의 상황과 판박이다. 르나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 수순을 밟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화살은 당시 르나르를 외면하고 홍 감독을 선택했던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 본인에게로 향하고 있다.
결국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중동과 동북아시아의 두 축구 강국은 나란히 '사령탑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사우디가 르나르와의 결별을 선택하며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남은 기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본선 무대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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