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의 해묵은 5선발 퍼즐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 모양새다. 우완 양창섭(27)은 꾸역꾸역 버텼고, 또 다른 선발 투수 좌완 이승현(23)은 그야말로 무너졌다. 박진만 감독의 '행복한 고민'은 이제 '냉정한 결단'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삼성 좌완 이승현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11피안타(2피홈런) 8사사구 12실점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팀이 5-15로 대패하며 이승현은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이승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하루였다. 1회부터 제구 난조로 자초한 위기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2회에는 타자 일순을 허용하며 6실점 했다. 3회에도 김도영과 나성범에게 연달아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92구를 던지는 동안 탈삼진은 단 하나도 없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무려 8개를 남발한 볼넷이다. 지난 2일 두산전 호투(5이닝 1실점)로 기대를 모았던 '좌완 선발' 이승현 카드는 이번 등판을 통해 기복이라는 고질적인 숙제만 확인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이승현의 참사와 대조적으로 '5선발 경쟁자' 양창섭은 생존 가능성이 커졌다. 양창섭은 전날(7일)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잘 버텨냈다. 비록 박진만 감독으로부터 "제구가 불안정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긴 했으나, 최소한 선발로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계산은 만들어줬다.
여기에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6)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상을 털어낸 원태인은 오는 12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첫 1군 선발 등판에 나선다. 원태인이 합류하면 삼성 선발진은 아라엘 후라도~최원태~잭 오러클린~원태인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된다. 여기에 5선발까지 좌승현보다 양창섭으로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다.
박진만 감독은 KIA와의 3연전에 앞서 "이승현은 기복이 심한 편"이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결국 그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이승현은 다시 불펜 또는 아예 2군으로 이동해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원태인의 가세로 선발진 구상을 마쳤지만, 12실점으로 무너진 '좌완 기대주' 이승현을 어떻게 추스르느냐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 5선발 고민은 끝났으나 벤치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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