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감동적인 동료애로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박지훈(26)의 수비 실수에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박지훈은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공격에서는 역전 결승타를 때려냈으나 수비에서 결정적인 판단 미스로 하마터면 팀 승리를 날릴 뻔했다.
그는 경기 후 선배 투수 박치국(28)과 내야수 박찬호(31)가 건네준 이야기를 전했다.

박지훈은 "(박)치국이 형한테는 제가 계속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치국이 형은 '괜찮고 남은 경기 잘 마무리하자'고 하셨다. 교체되면서도 '괜찮으니까 잘 막아 달라'고 하고 내려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호 형도 '네가 아니었으면 지금 이 경기가 이렇게 이기고 있지 않다. 네가 적시타를 쳐줬기 때문에 지금 리드를 하고 있으니 전혀 다운되지 말고 자신 있게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잘 마무리하자'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밝혔다.
이날 9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지훈은 팀이 0-1로 뒤진 8회초 1사 2,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3루 코치로부터 사인을 받느라 타석에 늦게 들어와 스트라이크 1개를 안고 시작한 박지훈은 볼카운트 1-2에서 상대 선발 톨허스트의 4구째를 받아쳐 역전 2타점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두산은 박준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태 3-1로 달아났다.

그러나 곧이은 8회말 수비에서 박지훈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팀을 위기에 빠뜨렸다. 무사 3루에서 오지환의 땅볼을 잡은 박지훈은 1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오스틴을 잡기 위해 3루로 공을 뿌렸으나 세이프됐다. 야수 선택. 박지훈의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두산은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송찬의의 삼진 뒤 박해민의 땅볼이 다시 1루쪽으로 향했다. 박지훈이 달려가 잡으려 했으나 공은 미트에 맞은 뒤 굴렀다. 기록상 내야 안타. 그 사이 3루주자 오스틴이 홈을 밟아 스코어는 2-3 한 점 차로 좁혀졌다.
두산은 2사 후 박치국을 내리고 마무리 이영하를 등판시켰다. 이영하는 대타 천성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두산은 9회말 오스틴과 오지환의 외야 뜬공을 각각 우익수 카메론과 좌익수 조수행이 전력 질주해 잡아내는 등 집중력을 발휘하며 3-2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박지훈은 오지환 땅볼 때 야수 선택에 대해 "공을 잡고 3루 주자(오스틴)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순간적인 판단 미스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해민의 타구를 놓쳐 내야 안타로 만들어준 것은 "좀 어중간하고 잡기 힘든 타구여서 그냥 제 실력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데뷔 후 첫 결승타, 그리고 경기 후 방송 인터뷰도 처음 해봤다는 박지훈은 여전히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는 "선배들의 말씀에도 마음이 하나도 안 편했다. 진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며 "저 하나 때문에 이기고 저 하나 때문에 질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경기였다. 시즌 끝날 때까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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