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복귀가 있을까. 5년 전 2021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오재일(40)의 보상 선수로 정들었던 대구를 떠났던 '유격수' 박계범(30)이 다시 사자 군단의 품으로 돌아왔다.
박계범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푸른 유니폼 차림으로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일 두산 베어스와 전격적으로 단행된 외야수 류승민(22)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 복귀를 확정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박계범에게 이번 이적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그는 "퓨처스리그 경기를 마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는데 갑자기 호출을 받았다.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삼성에서 다시 야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안 하고 살았기에 더 많이 놀랐던 것 같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이천에서 소식을 듣자마자 잠실구장으로 달려가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 작별 인사를 건넨 그는 밤늦게 짐을 싸 대구행 몸을 실었다. 5년 만에 다시 홈 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라이온즈파크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박계범은 "팀 분위기가 5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후배들도 많이 늘어 완전히 새로운 팀에 온 기분"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날 박계범은 훈련을 소화한 직후 프로필 및 영상 촬영, 취재진 인터뷰 등 정신없는 일정까지 소화했다. 전력 분석 미팅을 앞두고 급하게 시간을 쪼갰다.
현장에서는 반가운 재회도 이어졌다. 특히 삼성의 '리빙 레전드' 최형우(43)는 박계범을 보자마자 "우리가 다시 같이 야구하는 게 참 신기하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박계범 역시 "제가 상무 야구단에 있을 때 형우 선배님께서 KIA로 가셨었다"며 묘한 인연에 미소를 지었다.
박진만(50) 삼성 감독 역시 박계범의 합류를 반기며 곧바로 '실전'에 투입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날 박계범은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은 박계범의 선발 기용에 대해 "선발로 쓰려고 데려왔다. 워낙 기본기가 탄탄하게 잘 잡혀 있는 선수고, 1군 경험도 많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복귀전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선발 출전한 박계범은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하며 침묵했다. 7일 경기를 앞둔 박계범은 "상대 선발이 좌투수(박정훈)라 살짝 예상은 했었지만, 처음 삼성에 입단해 처음으로 선발로 나갔을 때보다 오늘이 더 긴장되는 것 같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비록 첫 단추는 어긋났지만, 박계범은 한층 성숙해진 자세로 다음을 기약했다. 두산 시절에 대해 "야구를 대하는 자세 등을 많이 배웠다. 심리적인 부분 등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고 밝힌 그는 "다시 삼성에 돌아온 만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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