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부상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아데를린 로드리게스(35)가 만루홈런으로 25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아데를린은 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번·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KIA의 10-0 승리를 이끌었다.
2회말 첫 타석 초구 땅볼로 물러난 아데를린은 4회말 박세웅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하이라이트는 KIA가 5-0으로 앞선 5회말 세 번째 타석이었다. 앞서 김선빈이 우중간 2루타, 김도영이 내야 안타, 나성범이 바뀐 투수 박세진에게 볼넷을 골라 모든 베이스를 채웠다.
만루 밥상에서 아데를린은 호쾌한 풀스윙으로 타점을 노렸다. 그렇게 1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박세진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렸고, 아데를린의 방망이는 매섭게 공기를 갈랐다.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고 넘어간 공은 좌측 담장을 큰 포물선으로 101m를 날아가 스탠드 상단에 꽂혔다. 아데를린의 시즌 10호 포이자 개인 첫 만루홈런이었다.
이로써 아데를린은 단 25경기 만에 홈런 리그 톱10에 진입했다. 55경기를 뛴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 김주원(NC 다이노스)과 공동 9위로, 1위 김도영(KIA)의 16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역대급 페이스다.

경기 후 아데를린은 "오늘(4일) 승리로 팀이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어 기쁘다. 팀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승리로 팀이 다시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내일부터 열리는 홈 경기도 굉장히 중요하다. 계속 좋은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임팩트 넘치는 아데를린의 활약에 KIA의 고민도 깊어진다. 아데를린은 해럴드 카스트로(33)의 부상 일시 대체 외인으로 지난달 4일 계약 기간 6주, 총액 5만 달러(약 7664만 원)에 입단한 선수다.
계약 기간 종료 시점은 6월 12일로 이제 딱 일주일이 남았다. 4일 경기 종료 시점 아데를린은 25경기 타율 0.250(92타수 23안타) 10홈런 26타점 16득점, 출루율 0.300 장타율 0.609 OPS(출루율+장타율) 0.909를 기록 중이다.
타격 지표에서 보이듯 장단점이 명확하다. 2루타 3개, 홈런 10개로 안타 23개 중 장타가 절반이 넘는다. 하지만 저조한 타율과 출루율, 6볼넷 18삼진이란 좋지 않은 볼넷-삼진 비율에서 보이듯 꾸준하질 못하다.

아직 87경기나 남은 상황에서 기복 있는 외국인 타자는 위험 부담이 크다. 선수 본인도 이를 자각하고 있는 눈치다. 아데를린은 "홈런을 친 후 네일과 더그아웃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러면서 "야구를 하다 보면 잘될 때도 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안 풀릴 때는 끝없이 안 풀리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안 풀릴 때 지혜롭게 넘어가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활약했던 패트릭 위즈덤(35)이 떠오르는 타격지표에 KIA의 고민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위즈덤 역시 지난해 119경기 동안 무려 35홈런 85타점을 치면서 거포로서 능력은 확실히 입증했다. 그러나 타율 0.236(424타수 100안타), 출루율 0.321, 52볼넷 142삼진으로 꾸준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타선의 흐름을 끊은 적도 많았다.
아데를린이 위즈덤과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클러치 능력이다. 위즈덤은 득점권 타율 0.207, OPS 0.694로 결정적일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아데를린은 표본은 적으나 타율 0.364, OPS 1.353으로 임팩트가 상당하다.
KBO 데뷔 첫 타석에서 나온 시즌 1호포도 기선을 제압하는 스리런 아치였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파워에 아데를린이 칠 때면 KIA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데를린의 홈런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는 경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7회 이후 홈런도 4차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불안한 불펜으로 전날(3일)도 한 이닝에 4실점 한 상황에서 5점 차 리드는 안심하긴 일렀다. 아데를린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타석에 들어섰다.
아데를린은 "앞선 타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출루해 좋은 흐름을 만들어줬다. 그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는데, 무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이라는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23경기를 뛰고 이탈한 기존 외국인 타자인 카스트로와 어느덧 표본이 비슷해진 가운데, 아데를린은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카스트로 역시 같은 기간 4볼넷 22삼진, 타율 0.250, 출루율 0.280, OPS 0.700으로 만족스러운 선구안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유일하게 걸리는 점은 그동안의 트랙 레코드를 참고하면 카스트로가 선구안에서 아데를린에 비교 우위가 있다는 점이다. 카스트로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도 받지 못한 것이 사실. 선발진의 약진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KIA는 일주일 뒤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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