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장현식(31)의 선발 전환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모양새다. 염경엽(58) LG 감독이 일주일 2경기 등판도 맡길 만큼 선발 카드로 올라섰다.
염경엽 감독은 24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장현식은 일요일(28일)에 나간다. (송)승기가 다음 주 정도에 투입될 것이고, (장)현식이는 일요일에도 최대 80개 정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현식은 최근 선발 투수로 전환해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고 있다. 6년 만의 선발 등판이었던 17일 광주 KIA전에서 4⅔이닝 2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두 번째 등판인 23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5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사진 무실점으로 NC 시절인 2017년 9월 27일 이후 3191일 만의 선발 승을 거뒀다.
전날(23일) 투구 수는 5회까지 67구로 9년 만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노려볼 수도 있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어제 장현식의 투구를 70~80개 예상했다. 그런데 5회 스피드가 떨어졌다. 80구까지 끌고 가는 것보단 끊는 게 낫다고 봤다"고 답했다.
이어진 사령탑의 말은 선발 장현식을 올 시즌 끝까지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염 감독은 "빌드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좋을 때 끊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장)현식이가 2점을 주면 바꾸면 된다. 하지만 2점을 주고 다음 경기에 나가는 것과 깔끔하게 내려오는 건 다르다. 5회 무실점을 확실하게 했으니 다들 선발 전환이 성공했다고 하지 않나.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선수 본인에게나 팬들에게 주는 이미지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상대 팀이 느끼는 분위기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다. 장현식은 필승조에 준하는 마당쇠 역할로 2024시즌 KIA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멀티 이닝과 연투 능력을 인정받아 4년 52억 전액 보장이라는 불펜 투수로서는 특급 조건으로 LG로 향했다.
LG에서는 그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첫 시즌인 지난해 56경기 3승 3패 5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35, 49⅔이닝 38탈삼진으로 무난했다. 올해는 필승조까지 기대됐으나, 6월 2일 수원 KT전까지 추격조와 2군을 오고 가며 평균자책점이 무려 6.10까지 치솟았었다.
하지만 김광삼(46) LG 1군 투수코치의 제안이 대반전을 만들었다. 염 감독은 17일 광주 KIA전에서 "지난 1년 6개월을 보면서 불펜 투수 장현식 카드는 끝났다고 봤다. 어떻게든 살려내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안됐다. 고민하던 와중에 김광삼 코치가 (장)현식이를 롱릴리프로 써보자고 제안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선발도 지구력이 있어야 하는 데 다행히 현식이는 스태미나가 굉장히 좋았다. 50개 가까이 던져도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4이닝을 막았다는 건 한 타순을 다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본인도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상의 전환이 신의 한 수가 된 모양새다. 실제로 장현식은 5일 잠실 NC전에서 4이닝 무실점, 11일 잠실 SSG전에서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까지 따냈다. 이후 4경기 동안 18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이젠 완전히 4선발로 자리 잡았다.
피치 디자인 변화도 주효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피치 디자인을 바꿨다는 것이다. 매번 실점을 안 하려고 어렵게 가다가 맞았다. (장)현식이가 맞을 때 보면 풀카운트까지 몰렸을 때 무조건 맞는다. 1B2S, 2B2S에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게 현식이가 이길 확률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자건 투수건 수비건 공격하는 사람이 이기지 피해 다니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야구의 기본적인 전략 중 하나다. 방어적인 부분을 현식이가 공격적으로 바꾼 게 성공한 첫 번째 이유다. 결국 타자들은 세 번 성공해야 이긴다. 투수들은 70%의 이길 확률을 가지고 들어가는데 왜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나"라고 반문했다.
장현식 선발 전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2년 전 LG의 투자는 복리로 돌려받게 된다. 압도적인 에이스가 없는 LG에 견실한 선발 자원은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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