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약 1년 만에 LG 트윈스에 위닝시리즈를 거둘 수 있었던 결정적 순간. 그 뒤에는 롯데 주전 포수 손성빈(24)의 그린 밑그림이 있어 가능했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LG에 11-9로 승리했다.
엘롯라시코(LG와 롯데의 맞대결을 일컫는 말)라는 별칭답게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28일 경기도 9회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롯데가 11-9로 앞선 9회초 무사 1, 2루는 마지막 위기였다. 문성주, 신민재가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타석엔 대타 구본혁이 들어섰다. 구본혁의 안타 하나면 이날 각각 2안타, 3안타 5타점으로 감이 좋던 박해민, 오스틴 등 중심 타자들이 차례로 들어와 위기였던 상황.
하지만 여기서 손성빈의 강한 어깨가 빛을 발했다. 손성빈은 최준용의 바깥쪽 높은 공을 바로 잡아 2루로 송구해 문성주를 잡아냈다. 리드폭을 길게 잡던 문성주는 황급히 귀루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손성빈의 송구가 더 빨랐음이 증명됐다.
치밀한 계산 아래 나온 장면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성빈은 "주자 1, 2루였다. (김)상진 코치님이 올라오실 때 내가 (전)민재 형에게 미리 '(2루로) 던질 거다'라고 말했다. 중견수 (김)동혁이 형에게는 (혹시 빠질 경우 대비해) '조금만 앞으로 와달라'고 했다. (최)준용이 형에게는 '내가 초구에 (2루로) 쏠 거니까 바깥쪽에 조금만 높게 던져달라'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완벽하게 손성빈이 그린 그림대로 갔다. 손성빈은 "나도 처음엔 세이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 결과 보니까 아웃이었고 정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라면서 "(최)준용이 형이 정말 완벽하게 던져줬다. 또 (전)민재 형이 완벽하게 태그해줘서 비디오 판독까지 갔지만, 아웃이 됐다"고 형들에게 공을 돌렸다.
왜 초구부터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일까. 희생번트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도 능숙하게 사용하는 LG 타자들의 작전 수행 능력을 경계했다. 손성빈은 "내가 송구를 해서 주자를 아웃은 못 시키더라도 베이스 리그 간격만 줄이면, 타자가 번트를 잘못 댔을 때 3루에서 죽을 확률이 생긴다. 최대한 우리 수비수들을 믿고 던졌다"고 전했다.
덕분에 롯데는 LG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33승 2무 41패로 같은 날 승리한 7위 NC 다이노스(35승 1무 39패)와 승차를 2경기 차로 유지했다. 롯데가 LG에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건 지난해 7월 1~3일 부산 시리즈 이후 약 1년 만이다.
손성빈은 최근 늘어난 픽오프 성공률에 "어떻게 보면 운이다. 내가 (주자를) 죽이고 싶다고 죽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날 손성빈은 타석에서도 2루타 3개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활약을 하면서 롯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가뜩이나 젊은 포수가 없어 허덕이는 KBO 리그다. 갈수록 성장하는 포수에 롯데도 든든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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