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58) LG 트윈스 감독은 월별, 분기별로 치밀하게 시즌 승수 계산을 미리 마치는 지도자다. 상대하는 9개 구단의 전력 분석은 물론 누수 전력까지 꼼꼼히 따져 정규시즌 정상 등극에 필요한 자체 승수를 계산한다. 염 감독이 설정한 이번 시즌 매달 승차 마진 목표는 최소 '+5'다.
6월까지 이 기준선을 충족했다. 사실 이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6월 마지막 시리즈였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서 1승 2패로 밀린 데 이어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키움 히어로즈전마저 내줬다. 최종 성적 15승 10패로 정확히 기본 목표치(플러스 5승)에 턱걸이하며 한 달을 끝낸 것이다.
기대 이상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음에도 염 감독은 전반적인 흐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유독 전력 누수가 많았기에 전력에 비해 선전했다는 평가다. 선발 자원인 손주영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이탈한 데다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다 교체됐다. 여기에 뒷문을 책임지던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 아웃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타선은 더 심각했다. 지난 2025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이자 핵심 주전이었던 홍창기, 박동원, 오지환, 문보경, 신민재, 문성주 등이 일제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계산에서 모두 빗나간 출발에 가까웠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LG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4월 17승 7패로 스퍼트를 올린 뒤 5월에도 16승 10패로 버텨냈다. 야금야금 벌어둔 승수 덕분에 2일 경기를 앞둔 현재에도 리그 선두(49승 30패) 자리를 굳건히 사수 중이다. 2위 삼성 라이온즈와 2.5경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1위 유지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령탑이 분석한 반전의 열쇠는 다름 아닌 '원팀'의 결속력이다. 염경엽 감독은 1일 키움전을 앞두고 6월을 되돌아보며 "기술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팀워크로 건져 올린 승리가 많았다"며 철저한 선택과 집중으로 체력 소모를 최소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짚었다.
이날 6월을 되돌아보며 현장에서 겪은 어려운 고뇌와 진솔한 속내를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염 감독은 "4월 이후 팀이 마주한 객관적인 상황만 놓고 보면 사실상 5할 승률에서 턱걸이하는 것이 정상적인 페이스"라고 진단하면서 "오스틴과 박해민 정도를 제외하면 주축들이 기대했던 역할들을 해주지 못했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이겨야 할 타이밍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기술이 아닌 순수한 팀워크의 힘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 온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지금의 아슬아슬한 '버티기'에 안주하겠다는 뜻도 아니다. 염 감독은 "시즌 끝까지 이런 방식으로 정규리그를 이어갈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마운드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바닥을 치고 보합세에 머물고 있는 팀 타선이 살아나야만 LG 본연의 팀 컬러인 '공격적인 야구'를 실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스틴 딘과 고군분투 중인 박해민의 짐을 이제는 박동원, 오지환, 문보경 등 중심 타자들이 나누어 져야 할 때라고 봤다.
염 감독은 후반기 반등에 대해 강한 확신을 보였다. "후반기에 대해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운을 뗀 염 감독은 "현재 투수나 수비 부문보다 가장 시급하게 정상 궤도로 올려놓아야 할 과제는 단연 타격 페이스다. 방망이가 살아나야 비로소 LG다운 정상적인 야구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염 감독은 "그동안 천성호를 비롯해 문정빈, 송찬의 등 백업 자원들이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빈자리를 완벽히 메워줬지만, 결국 핵심 타자 7명 중 최소 3명은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 더 안 좋을 페이스도 없기 때문에 살아날 것이라 확신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염 감독은 "분명 선수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전반기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나 역시 후반기 들어 선수들의 반등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다. 만약 살아나준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고 만약 살아나지 못한다면 나 역시 그것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라는 말로 자체 평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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