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28)의 마운드 위 교체 거부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순한 투구 욕심을 넘어 계약 조건에 따른 '개인 옵션' 때문이 아니냐는 박재홍(53) 해설위원의 추측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로드리게스는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회말 2사 1루 상황서 투수 교체를 제안하는 김상진 투수코치를 향해 수차례 고개를 가로저으며 불만을 표시했다. 투구수 99구, 3실점을 기록 중이던 상황에서 벤치의 판단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듯한 이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 화면을 탔다.
이날 현장에서 중계를 했던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이를 두고 "제 느낌에는 옵션 때문인 것 같다"며 "이닝이나 퀄리티스타트 같은 옵션이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유추해본다면,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할 이유가 없다"는 개인적인 추측을 내놨다.
문제는 로드리게스의 실제 계약 조건이다. 로드리게스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금, 연봉 등을 모두 합쳐 총액 1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 구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그의 계약에는 별도의 인센티브나 까다로운 옵션이 없는 '보장형 계약'에 가깝다. 실제 KBO 공식 홈페이지 역시 로드리게스의 입단 계약금은 35만 달러이며, 2026시즌 연봉은 65만 달러라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로드리게스의 계약이 실제로 '무옵션'이라면, 박 위원의 해설은 선수의 이닝에 대한 책임감에 대한 섣부른 추측이 된다. 중계 도중 해설위원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명확한 근거 없는 '옵션설' 제기는 큰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 위원의 추측대로 계약서 이면에 우리가 모르는 옵션이 존재하고 정말 '옵션 달성'을 위해 교체를 거부한 것이라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다.
물론 로드리게스의 행동이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 야구는 철저한 팀 스포츠다. 벤치의 결정은 철저히 '팀 승리'를 위해 내려지는 결정이다. 만약 선수가 개인의 수당이나 보너스를 챙기기 위해 벤치에 도전한 것이라면,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또한 동료 야수들과 더그아웃의 모든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투수 교체에 응하지 않는 모습은 팀 분위기를 순식간에 와해시킬 수 있다.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다"고 말한 박 위원의 지적 자체는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5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패(5승)째를 떠안았다. 최근 2경기 연속으로 7이닝 1실점 투구를 했던 기세를 잇지 못했고, 팀도 1-4로 졌다. 후반기 첫 경기에 임한 시점에서 터져 나온 '교체 거부 논란'은 다소 아쉬웠다.
단순히 마운드 위에서의 '승부욕' 또는 이닝에 대한 '책임감'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이유 있는 항명'이었을까.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든 로드리게스가 보여준 행동은 프로답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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