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KBO리그 후반기가 시작하자마자 9개 구단에 '키움 경계령'이 내려졌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6~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후반기 첫 4연전에서 3승 1무의 성적을 거뒀다. 4경기에서 팀 득점 1위(34개), 타율 2위(0.310), 홈런 공동 2위(5개)의 화력을 뽐냈고, 평균자책점도 4.50으로 5위였다. 9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1경기로 줄여 '탈꼴찌'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런 상승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먼저 야심차게 기획한 '외국인 쌍포'가 비로소 제몫을 해주고 있다.

키움은 전반기 막판 NC 다이노스와 결별한 '2024 KBO 홈런왕' 출신의 데이비슨(35)을 발빠르게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50홈런의 히우라(30)와 함께 타선의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복안이었다.
효과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키움에 합류한 데이비슨은 첫 3경기에서 1안타에 그쳤으나 8일 KT 위즈전 2안타를 시작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16일 한화전에서 4안타를 때리더니 17일에는 기다리던 이적 첫 홈런(스리런)도 나왔다.
덩달아 히우라의 방망이도 살아났다. 8일 KT전과 16일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는 등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29(21타수 9안타)에 2홈런 8타점을 쓸어담았다. 3일 두산전부터 9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후반기 개막 첫 주(16~19일) 타율에서 데이비슨(0.500)과 히우라(0.471)는 허경민(KT·0.529)에 이어 리그 2, 3위에 올랐다. 4경기에서 두 타자는 16안타(2홈런)와 13타점을 합작했다. 득점권 타율도 돋보인다. 데이비슨은 0.750(4타수 3안타), 히우라는 0.571(7타수 4안타)에 달한다.
설종진(53) 키움 감독은 전반기를 마치면서 "투수 쪽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공격력에서 득점권 타율이 조금 안 좋았던 부분이 아쉽다"며 "이제 대형 타자 두 명이 들어왔으니 지금보다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독의 기대대로 두 '대형 타자'가 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후반기 키움을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또 있다. 바로 9월 하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AG)이다. 대표팀에 뽑힌 각 팀의 주축 선수들은 약 2~3주간 팀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순위 싸움이 절정에 달할 시기라 팀 전력에 치명적인 손실이 우려되기도 한다.
팀당 최대 3명이 차출된 이번 대표팀에 키움은 포수 김건희(22), 단 한 명만이 선발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김인식(79)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도 후반기를 전망하며 "키움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한 명밖에 빠지지 않아 시즌 막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이 후반기 돌풍의 팀이 될 수 있을지는 이번 주 첫 번째 고비를 맞는다. 키움은 주중(21~23일) 삼성 라이온즈(홈), 주말(24~26일) KIA 타이거즈(원정)와 경기를 치른다. 삼성에는 올 시즌 3승 6패로 뒤지고, KIA에는 무려 9전 전패 중이다. 키움의 상승세가 과연 리그 선두와 천적까지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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