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시속 149㎞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박근서(18·서울디자인고)의 마음은 청룡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으로 기울어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은 성장세가 두드러진 강속구 좌완 유망주에게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박근서는 오랜 고민 끝에 KBO 리그에서 먼저 자신을 증명하기로 했다.
박근서는 경기 백마초-서울 홍은중을 졸업한 후 충암고를 거쳐 서울디자인고에서 기량을 꽃피운 좌완 투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8cm 몸무게 95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49㎞의 빠른 직구가 강점이다.
1학년 때 왼쪽 팔꿈치 MCL 수술을 받은 뒤 3학년에는 반드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지막 전국대회인 봉황대기를 앞두고 올 시즌 10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35⅔이닝 동안 사사구 10개만 내주면서 삼진 54개를 잡아냈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11이었다. 지난 6월 열린 제4회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는 2이닝 4탈삼진으로 대회 MVP에 선정됐다. 이후 청소년대표팀에도 발탁돼 9월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최근 서울디자인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박근서는 "대학 올스타전 MVP를 받은 뒤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 관심이 감사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원래 야구장 밖에서는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된 뒤 동네 미용실에 갔더니 머리를 잘라주시는 분이 SNS에서 나를 봤다고 하셨다. 야구를 좋아하시는데 마포 쪽으로 출근하면서 학교에 걸린 현수막도 봤다고 했다. 그렇게 조금씩 나를 알아보는 분들이 생기는 것 같다"고 웃었다.

관심은 학교와 동네에만 머물지 않았다. 박근서는 오는 9월 열리는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상위 순번 지명이 예상되는 유망주다. 올해 전까진 사실상 무명이었기에 국제 아마추어 계약에 필요한 사전 등록(Level 1 Registration)조차 밟지 않았다. 그 탓에 내년 1월에야 계약할 수 있었지만, MLB 스카우트들은 박근서의 가능성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다.
박근서는 "당시에는 미국 진출에 대한 마음이 70%까진 있었다. 부모님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길 바라셨고, 미국 진출을 고민한 친구들이랑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하지만 청룡기 때 담 증세가 생겨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지금은 한국에서 잘한 뒤 미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훨씬 커졌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구속보다 투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판단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서는 3학년 시즌을 치르며 옆으로 휘던 커브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형태로 바꿨다. 체인지업의 낙차도 키웠고, 기존 슬라이더 대신 짧게 꺾이는 커터를 연습하고 있다.
박근서는 "최근 불펜 피칭하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느낀다. 포수들도 확실히 달라졌다고 하고, 한 달에 한 번 트랙맨 측정을 해주시는 분을 통해 데이터도 확인하는데 커브와 체인지업 수치가 완전히 달려져서 다들 놀랐다"고 설명했다.
스카우트들로부터 박근서는 시속 155㎞도 던질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자기 관리 방면에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처럼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단 조절에도 관심이 많아 향후 성장도 기대된다.

박근서는 "소문에는 내가 (시속) 150㎞도 던졌다고 하는데 직접 본 건 149㎞"라고 선을 그으면서 "당장 구속에 집착하기보단 프로에 가서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커터를 비롯한 변화구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팀 전력이 약한 탓에 계속 전국대회 16강 선에 그치고 있음에도, 그동안 부족했던 경기 경험을 채우면서 점점 야구에 더 재미를 붙이고 있다. 마지막 봉황대기에서만큼은 다르길 바라지만, 1회전부터 상대가 만만치 않다.
서울디자인고는 오는 10일 오전 8시 30분 구의 야구장에서 대통령배 준우승팀 유신고와 봉황대기 1회전을 치른다. 유신고에는 박근서와 함께 좌완 1라운드 상위 지명 후보로 평가받는 이승원(18)이 버티고 있다.
박근서는 "가장 가까운 목표는 봉황대기다. 첫 경기부터 유신고를 만나는데 거기에 이승원이 있다. 일단 그 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열의를 불태웠다.
이어 "이후에는 청소년 대회가 중요하다. 청소년대표는 이 나이가 아니면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는 자리다. 그래서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일본을 반드시 한 번 이겨보고 싶다. 그때까지 몸 상태를 잘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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