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연속 최우수선수(MVP)가 눈에 보이는 듯 했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오히려 최근 기세로 보면 밀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는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까.
오타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리드오프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활약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 109경기에서 타율 0.297(404타수 120안타) 26홈런 70타점 73득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554, OPS(출루율+장타율) 0.953를 기록 중이다. 최근 몇 시즌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이도류'가 오타니를 빛나게 하고 있다.
2023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수술대에 오른 뒤 재활을 거쳐 투수로도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14경기에서 85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2패, 평균자책점(ERA) 1.79를 기록 중이다. 95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피안타율은 0.180,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95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투수에 더 욕심을 나타냈던 오타니는 지난달 4일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무릎에 염증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도류 활약을 이어가며 오타니의 MVP 수상은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지만 투수로 멈춰서며 4년 연속 MVP 수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첫 MVP를 수상했던 2021년 투수로는 9승 2패, ERA 3.18, 156탈삼진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그해 타격에선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OPS 0.964로 강력한 임팩트를 자랑했다.
2023년엔 타격에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OPS 1.066으로 맹활약한 데 이어 투수로서는 처음으로 10승(5패)을 달성했다. ERA도 3.14에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2024년엔 수술 여파로 지명타자로만 나섰지만 전 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도 거의 타자로만 나섰으나 55홈런 102타점 146득점 109볼넷 20도루, OPS 1.014로 4번째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 상황은 다소 다르다. 현재 내셔널리그(NL)에서 득점과 OPS 1위에 올라 있지만 홈런 6위, 타점 9위로 처져 있다. 마운드에선 제이콥 미저라우스키(밀워키 브루어스)라는 압도적인 선수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11승 5패, ERA 1.63, 195탈삼진으로 모든 부분에서 오타니를 앞서고 있다.
이날은 최근 강력한 MVP 레이스 라이벌로 꼽히는 피트 크로우-암스트롱(24·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을 벌였다. 크로우-암스트롱도 첫 타석 홈런을 포함해 멀티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고 결국 팀을 7-6 승리로 이끌며 웃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타율 0.288 26홈런 69타점 78득점 28도루, 출루율 0.386, 장타율 0.552, OPS 0.938을 기록 중이다.

40-40에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지만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상위권 수준의 타자는 분명하지만 MVP를 거론하기는 어려움이 있어 보이는 수준이다. 그러나 수비 능력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압도적 수비력을 바탕으로 컵스의 중견수로서 외야를 강력히 지켜내고 있는 크로우-암스트롱은 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fWAR)에서 7.5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는 오타니(3.4)의 2배 이상 앞서 있다. 투수 WAR 3.0을 합산해서 밀리는 수준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크로우-암스트롱은 경기 후 "MVP를 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다만 최우선 사항은 아니다. 그렇게 위대한 선수와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고, 인정받는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기쁘다. 언젠가 그들(다저스)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10월에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오타니로서는 MVP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투수로 복귀해 상징적인 숫자인 10승을 채우는 등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다. 오타니만 할 수 있는 이도류 활약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가치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도 투수 복귀에 대한 생각이 간절하다. 주니치 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투구 쪽에서도 빠르게 좋은 상태를 만들어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매일 준비를 하고 싶다"며 "그(크로우-암스트롱)는 훌륭한 선수다. MVP 경쟁에 대해 생각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저에겐 팀이 승리하고 제가 그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