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대한축구협회가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주·심판진을 상대로 조직적인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급기야 일본 축구협회가 자국 심판진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에 착수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교도 통신'은 9일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진을 상대로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한국 매체 보도와 관련해, 일본 축구협회가 당시 경기에 투입됐던 4명의 일본인 심판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대중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한국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등 총 7경기에 할당됐던 외국인 심판진이다. 일본 매체는 특히 2012년 펼쳐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쿠웨이트전을 담당했던 일본인 심판 4명 가운데 2명이 성접대를 받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외 매체들 역시 이번 파문을 연일 비중 있게 다루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 'VN'은 9일 "대한축구협회의 15년 전 심판 성접대 비리가 폭로됐다"며 "이번 사태의 여파로 한국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획득한 남자 축구 동메달이 박탈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공소시효 제도가 존재하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달리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스포츠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에 대해 시효와 무관하게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독자 규정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언론의 질타도 이어졌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대한축구협회가 10여 년 전 방한했던 외국인 심판진에게 성매매를 포함한 부적절한 접대를 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결국 공식 사과를 내놓았다"며 "이번 사건은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과 경찰의 축구협회 압수수색,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조기 탈락으로 악화된 여론에 더욱 불을 지폈다"고 지적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 역시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방한 심판진을 대상으로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보도를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사태를 상세히 다뤘다.

아시아 언론들의 반응도 냉담하다. 앞서 일본 '도쿄스포츠'는 "한국 축구협회가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알렸고, '사커 다이지스트' 또한 "한국 축구에 또다시 수치스러운 기록이 남았다"며 성접대 대상에 일본을 비롯한 복수 아시아 심판진이 포함됐다며 런던 올림픽 메달 몰수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2002 한일 월드컵 오심 논란까지 끌어올렸다. 매체는 "한국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오심은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오점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FIFA가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공식 처벌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신뢰도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 심판진이 월드컵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된 상황 역시 이 같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JTBC에 따르면 2016년 문체부 감사 결과 보고서에 대한축구협회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브라질 월드컵 예선과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10여 명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 결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마사지 업소에서 법인카드로 이루어졌다. 특히 2012년 2월 월드컵 예선전 당시에는 '심판 마사지'라는 명목의 공식 내부 결재 문서가 작성됐고, 실무진과 국장을 거쳐 부회장 결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7경기 동안 한국 대표팀은 5승 2무 무패 기록을 남겼다.
심지어 당시 내부에서는 이 같은 행위를 관행으로 인식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가 해당 접대를 두고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일"이라고 진술한 대목이 알려지면서 2011년 이전 거둔 한국축구의 역사적 성과들마저 부정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국회 청문회와 압수수색, 내부 구성원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로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는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이 일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도 높은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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