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밖에선 조용하지만, 코트에 들어선 순간 180도 달라지는 선수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의 새 아시아쿼터 선수 마틴 아흐마디(25·등록명 마틴)가 장충벌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마틴은 최근 인천광역시 송림체육관 인근 우리카드 클럽하우스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지금은 차분해 보일 수 있지만, 경기장에서 난 완전히 달라진다. 항상 소리 지르고 파이팅하면서 미친 듯이 플레이하는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리카드가 마틴을 데려온 이유는 명확하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상현(27)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면서 생긴 중앙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3라운드 종료 후 박철우(41)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14승 4패, 승률 77.7%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극적으로 봄 배구에 진출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아시아 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22)가 팀을 떠났고 이상현까지 입대하면서 주축 두 명이 동시에 빠졌다.
우리카드의 선택은 한 자리를 확실하게 채우는 것이었다. 박철우 감독은 앞서 스타뉴스와 만나 "알리를 대체할 만한 아웃사이드 히터를 아시아 쿼터 금액 안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상현도 빠진 상황에서 한 자리만큼은 탄탄하게 가져가자고 생각했다. 긴 정규리그를 끌고 갈 확실한 기둥이 필요했고,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려 했을 때 미들 블로커가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낙점된 선수가 마틴이다. 마틴은 이란 슈퍼리그에서 활약한 202㎝ 장신 미들 블로커다. 높은 타점을 활용한 속공과 블로킹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5년에는 이란 국가대표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며 국제무대도 경험했다.
우리카드 관계자 역시 영입 당시 "뛰어난 높이와 안정적인 속공, 블로킹 능력이 강점인 선수다.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마틴이 직접 설명하는 자신의 스타일에는 '에너지'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았다. 그는 "평소와 경기할 때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코트에서는 굉장히 파이팅 있게 적극적으로 부딪히려고 한다"며 "미들 블로커인 만큼 속공과 블로킹에서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의 첫인상도 기대 이상이다. 입국한 지 한 달여가 지난 마틴은 "한국 생활이 정말 좋고 만족스럽다. 밖에도 나가봤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한국이 훨씬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고 웃었다.
팀을 바라본 인상도 긍정적이다. 아직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배구 훈련 참여는 제한적이었지만, 동료들의 훈련을 꾸준히 지켜봤다.
마틴은 "어린 선수들과 경험 많은 선수들의 구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선수들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지금은 훈련량도 많고 강도도 높아 힘들지만 기분 좋은 힘듦이다.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낯선 리그에 왔지만, 특별한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 과거 여러 이란 선수들이 V리그를 경험했음에도 마틴은 직접 부딪혀보는 길을 택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몇몇 경기 영상은 봤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다. 직접 와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다른 팀보다 우리 팀이 어떤 스타일로 플레이하는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지난해 V리그를 경험한 아라우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마틴은 "아라우조와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건 우리 팀에 더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자는 것이다. 서로 팀을 더 밀어주고 파이팅 있게 하자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코트 밖 적응도 순조롭다. 비빔밥과 면 요리를 즐겨 먹고 최근에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도 처음 맛봤다. 돼지고기는 먹지 않지만, 문어를 비롯한 다른 한국 음식에도 거리낌 없이 도전하고 있다.
이제 마틴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장충체육관에서 팬들과 만나는 순간이다. 그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 홈 경기 영상을 통해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이미 확인했다.
마틴은 "어떤 스포츠든 팬들의 에너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나도 경기하면서 팬들에게 더 크게 소리 질러달라고 계속 요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트에 에너지가 많으면 경기를 풀어나가기도 쉬워지고 승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팬들과 함께 파이팅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장충체육관의 열기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뜨거울 수 있다는 기자의 말에도 마틴의 답변은 거침이 없었다.
"난 더 좋다. 그 분위기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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