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LG 트윈스전을 마지막으로 KBO리그 SSG 랜더스에서 짐을 싼 외국인 타자 블라이 마드리스(30)가 한국 무대를 떠나자마자 미국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이뤄진 재취업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 마이너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멤피스 레드버즈는 20일(한국시간) 마드리스를 공식 로스터에 다시 합류시켰다.
마드리스에게 멤피스는 매우 익숙한 친정팀이다. 이번 시즌 SSG에 오기 전 이미 멤피스에서 몸담으며 활약한 이력이 있고 통산 72경기라는 메이저리그 경험까지 갖춘 베테랑인 만큼,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멤피스는 외야 뎁스 보강과 믿을 만한 좌타 옵션을 채우기 위해 검증된 자원인 마드리스를 신속하게 보강한 모양새다.
앞서 이숭용(55) SSG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마드리스와의 결별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이 20일까지 남아 있었으나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조기 결별이었다.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마드리스의 마지막 모습은 프로 그 자체였다. 결별 발표 당일 고별전으로 치러진 16일 LG전에 7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3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1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2회 안타를 시작으로 3회 호수비, 5회 볼넷에 이어 6회에는 한유섬과 백투백 홈런을 합작하며 잠실 담장을 넘겼다.
마드리스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SSG는 LG를 6-0으로 꺾고 2022년 7월 이후 무려 4년 만에 잠실 LG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KBO 통산 타율 0.175(11안타 중 4홈런)로 한국 무대 도전을 마친 마드리스에게 이숭용 감독은 "타국에서 적응에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랜더스에서 좋은 기억만 간직하길 바란다. 앞으로 성공적인 야구 커리어를 이어가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며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마드리스 역시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랜더스와 팬들을 향한 진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코치, 팀 동료들 모두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보여드리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야구장에서 늘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면서 "랜더스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미국에서도 계속 응원하겠다"고 진심 어린 응원을 남겼다.
마지막 순간까지 품격 있는 자세로 팀에 유종의 미를 안겨준 마드리스는 태평양을 건너자마자 친정 세인트루이스 산하 트리플A 무대로 직행하며 곧바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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