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아세안(ASEAN) 현대컵 결승 1차전 태국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베테랑 골키퍼 레 장 파트리크(34·콩안 호치민 시티)의 '선방쇼' 덕분이었다.
베트남은 22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전 당시 볼 점유율이 34%에 그쳤고, 슈팅 수에서도 13-16으로 열세에 몰리고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거둔 승리이자,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로 태국 원정에서 거둔 2골 차 이상 승리여서 의미가 더 컸다.
그 중심에는 경기 내내 태국 슈팅을 막아낸 골키퍼 파트리크가 있었다. 베트남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줬지만, 파트리크가 골문을 단단히 지킨 덕분에 호시탐탐 일격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덕분에 후반 17분 응우옌 하이 롱과 24분 응우옌 꽝 하이의 연속골에 힘입어 2골 차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을 넣은 하이 롱이나 쐐기골의 주인공 꽝 하이가 아닌 골키퍼인 파트리크가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건, 그의 이날 활약이 그만큼 눈부셨다는 의미였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 역시도 '찬사'를 보냈다. 베트남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파트리크가 골문을 지키지 않았다면, 베트남은 오늘 3골은 내줬을 것"이라며 "오늘 활약은 한국의 레전드 이운재 베트남 대표팀 코치가 전성기에 보여준 모습보다도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이운재 코치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골문을 지켰던 한국 축구 레전드다.


이어 김상식 감독은 "그만큼 파트리크의 오늘 경기력은 정말 대단했다. 오늘 같은 모습이라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조차도 그를 상대로 골을 넣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 축구 전문 매체 아세안풋볼은 파트리크를 '스파이더맨'으로 묘사하며 "파트리크는 이날 월드클래스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확실해 보였던 태국의 득점 기회를 3차례나 선방해 냈다"며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단 1골(7경기)만 실점했는데, 이 놀라운 기록에는 '레 장 파트리크 벽(Wall)'이 큰 역할을 했다. 베트남 골문에 등장한 새로운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슬로바키아 국적 어머니와 베트남 국적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슬로바키아 연령별 대표를 거친 뒤 올해 6월부터 베트남 A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미얀마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단번에 베트남 A대표팀 주전으로 도약해 이번 대회에서도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한편 김상식호 베트남은 이날 파트리크의 활약을 앞세워 태국을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오는 26일 오후 10시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회 결승 2차전에서 1골 차로 지더라도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만약 대회 정상에 오르면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아세안컵 2연패를 달성한다. 김상식 감독은 박항서 전 감독도 이루지 못했던 2연패는 물론,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의 아세안컵 2회 우승을 이끈 감독으로 베트남 축구 역사에 이름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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