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사이냐고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확답을 피했던 일본 피겨스케이팅 스타 미우라 리쿠(25)와 키하라 류이치(34)가 빙판 위 파트너를 넘어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한국시간) "일본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미우라와 키하라가 약혼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약혼 사실을 직접 알렸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키하라가 빙판 위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미우라에게 반지를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기쁜 순간과 힘든 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를 지지하면서 걸어왔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마침내 여러분에게 이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며 "새로운 장을 시작하면서도 서로를 지지하고 우리다운 모습을 잃지 않은 채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따뜻하게 응원하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현재 나이로 두 사람은 9살 차이다. 2001년생인 미우라는 25세, 1992년생인 키하라는 약혼 발표 전날에 34번째 생일을 맞았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빙판 위에서 함께 있으며 사랑을 쌓아왔다. 2019년 처음 호흡을 맞춘 뒤 7년간 수많은 희로애락을 거치며 일본을 대표하는 피겨 스타로 성장했다. 미우라와 기하라는 올해 4월 함께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로이터통신은 "'리쿠류'라는 애칭으로 함께 불리는 미우라와 키하라는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두 선수는 경기장 안팎에서 끊임없이 웃고 서로를 껴안으며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키하라가 키 146㎝의 미우라를 안아 들고 빙판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화려한 성공 뒤에는 힘든 시간도 있었다. 키하라는 반복되는 허리 부상과 싸웠고, 미우라는 만성적인 어깨 탈구를 안고 여러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고통과 시련을 함께 이겨냈고, 지난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피겨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로이터통신은 "동화 같은 여정의 절정은 밀라노에서 펼쳐졌다. 당시 두 사람의 프로그램은 '전투, 생존, 승리'를 주제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과정은 극적이었다. 두 사람은 평소답지 않은 실수로 한때 5위까지 밀려났다. 금메달과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미우라와 키하라는 영화 '글래디에이터' 음악에 맞춰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세계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순위를 단숨에 뒤집었다. 결국 합계 점수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일본 피겨 사상 최초의 올림픽 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키하라는 눈물을 터뜨렸다. 앞선 실수 뒤 "완전히 절망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던 터라 정상에 오른 기쁨은 더욱 컸다. 로이터통신은 "이 장면은 일본 TV에서 수없이 반복해 방송됐다"고 전했다.

또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당시 미우라, 키하라는 기자회견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미우라가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하고 가족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그 뒤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며 웃었다.
알쏭달쏭한 답변을 남겼던 두 사람은 이제 새로운 인생을 함께 시작하기로 했다.
미우라와 키하라는 이번 약혼 발표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는 각자의 삶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약혼 발표 게시물에는 공개된 지 5시간 만에 1만 4000개가 넘는 축하 메시지가 달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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