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 핵심 여준석(24)은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후반마다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지 못하면 다가올 아시안게임에서 고전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여준석은 31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마친 뒤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코트 위에서는 기분 좋은 척을 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정말 많았다"며 "충분히 20~30점 차까지 벌릴 수 있는 경기였는데 후반전에 자꾸 실수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다음 평가전을 치르며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날 여준석은 18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후반 호쾌한 연속 덩크슛을 작렬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덩크슛 장면에 대해 그는 "덩크슛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으면서도 "팀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리바운드 등에서 팀에 더 도움을 줬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자책했다.
승기를 잡고도 더 멀리 달아나지 못한 원인으로는 조급함과 턴오버를 짚었다. 여준석은 "앞서고 있다면 급해질 필요가 전혀 없는데, 후반전만 들어가면 점점 급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공격 과정에서 나를 비롯해 형들도 턴오버가 많았다. 그 실수들이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추격의 빌미를 줬다"고 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긴장감이 묻어났다. 현재 대표팀의 전력 완성도에 대한 질문에 여준석은 "사실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지금 경기력으로는 부족하다. 남은 두 차례 평가전 동안 최대한 호흡을 더 끌어올려 완벽하게 맞춰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준석뿐만 아니라 대표팀의 주포 이현중 역시 승리 뒤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25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한 이현중은 "승리는 기쁘지만 반성해야 할 경기였다. 냉정하게 30~40점 차는 벌렸어야 했다"며 "공격이 단조로웠고 일대일 수비와 리바운드 지원도 부족했다. 이동 거리나 체력은 핑계일 뿐이다. 이겼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선수단 전체가 돌아봐야 한다"고 강하게 쓴소리를 뱉었다.
코트 위에서 뛴 핵심 선수들이 하나같이 경기력에 대한 불안감과 강한 자성을 쏟아낸 것과 달리,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뭇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마줄스 감독은 후반 추격을 허용한 원인에 대해 선수들의 시차 적응과 체력 저하를 들며 "오픈 기회는 계속 만들어냈다. 컨디션이 올라오면 슛은 자연스럽게 들어갈 것"이라며 낙관적인 시선을 보냈다. 아시안게임 전력 완성도에 대해서도 "모든 경기를 이기는 것이 목표"라며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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