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번 수백만 달러를 부모가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친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스타 내야수 알렉 봄(30·필라델피아 필리스)이 법적 다툼 끝에 부모와 극적으로 합의했다.
미국 뉴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지난 5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봄과 그의 부모(다니엘 봄, 리사 봄)는 최초 소송 제기 약 6개월 만에 최근 법적 분쟁을 완전히 종결짓는 합의에 도달했다.
선수 측 법률 대리인은 현지 매체들을 통해 양측의 합의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합의 조건에 대해서는 "비공개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부모 측 변호인 역시 소송이 종결됐음을 인정했으나 추가적인 입장 표명은 거부했다.
이번 분쟁은 봄이 프로에 입단했던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장에 따르면 당시 봄의 부모는 아들의 수입을 대신 관리·운용해주겠다는 명목으로 2개의 자산 관리용 유한회사(LLC)를 설립하며, 서류상 지분 10%를 넘겨받았다. 자산의 실제 소유권은 봄에게 두되 명의만 나누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선수는 부모가 개인 계좌에서 수백만 달러를 해당 법인 계좌로 옮긴 뒤 액수를 알 수 없는 막대한 자금을 사적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아들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인 '알렉 봄 재단'의 공금까지 부모의 개인 경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시즌 1020만 달러(약 138억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봄은 지난 3월 제기된 소송을 통해 부모에게 최소 300만 달러(약 41억원) 이상의 자금 반환 및 손해배상과 함께 그동안의 투명한 재정 회계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부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아들의 '무관심'을 탓했다. 부모 측은 법원에 제출한 서면 문서를 통해 "아들의 금융 지식 부족은 본인의 무관심과 무성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들은 그라운드에서 야구에만 집중하며 걱정 없는 삶을 누렸고, 그 뒤에서 엄마와 아빠가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지난 5월 부모 측이 법인 계좌에서 52만 8618달러(약 7억 1000만원)를 인출해 자신들의 변호사 신탁 계좌로 이체한 사실이 드러나며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아들은 부모가 소송 비용을 대기 위해 돈을 추가로 빼돌렸다며 법원에 계좌 동결을 요청했고, 부모 측은 자금 보관 및 법인 운영비 목적이었다고 팽팽히 맞서며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다.
하지만 양측은 소송이 시작된 지 약 6개월 만에 비공개 합의를 선택하며 길고 고통스러웠던 가족 간의 법정 공방에 마침표를 찍은 모양새다.
한편, 2024년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필라델피아 주전으로 활약해온 봄은 가족 간의 잡음 속에서도 묵묵히 경기에 집중해왔다. 이번 시즌 타율 0.248, OPS(출루율+장타율) 0.700으로 자신의 커리어 평균보다 부침을 겪고 있지만, 15홈런 79타점을 기록하는 등 변함없이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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