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패로 고개를 숙인 주장과 선수단 앞에는 야유 대신 변함없는 격려와 박수가 있었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는 팀을 묵묵히 일으켜 세우는 안양의 힘은 관중석을 지키는 팬들의 지지에서 나왔다.
FC안양은 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강원FC와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지도자 사퇴 위가라는 거센 풍파를 겪은 뒤 치른 안방 경기였지만,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약 10년 만에 강원전 패배를 허용하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평소 팀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응하던 주장 이창용조차 이날만큼은 이례적으로 인터뷰를 사양했다. 연이은 악재와 홈 완패까지 겹치면서 주장으로서 짊어진 책임감이 무거웠던 탓이다. 다른 선수들 역시 굳은 표정으로 믹스드존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믹스드존 밖 통로의 분위기는 달랐다. 늦은 시간까지 선수단을 기다리던 안양 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나오는 선수들을 박수로 맞았다. 선수들도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 팬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에 묵묵히 응하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안양 팬들의 이러한 지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사퇴 의사를 굳혔던 유병훈 감독의 마음을 돌려세운 계기 역시 팬들의 만류가 있었다. 유 감독은 강원전 사전 인터뷰에서 "팬들의 지지가 계속되고 있어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그 지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며 팬들이 복귀의 큰 이유였음을 밝히기도 했다.
안양은 참담한 패배의 순간마다 팬들의 격려를 받으며 버텼다. 지난달 22일 FC서울과 연고지 맞대결에서 0-7 대패를 당했을 때도 관중석에서는 비난 대신 격려가 나왔다. 당시 7실점을 기록했던 골키퍼 김정훈은 "차라리 욕을 먹었다면 덜 부끄러웠을 텐데, '괜찮다'며 보내주신 박수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며 자책 섞인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주장 이창용 역시 지난 7월 강원전 승리 직후 "안양 팬분들은 팀이 흔들릴 때도 비난하기보다 믿고 응원해 주신다. 그런 응원이 시즌을 치르는 데 가장 큰 버팀목"이라며 팬들의 존재를 팀의 가장 큰 힘으로 꼽았다.
결과는 완패였고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웠지만, 안양이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는 원동력은 굳건했다. 주장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든 침묵 속에서도 팀을 지탱한 것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킨 안양 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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