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첫 경기에서 한국에 완패를 당한 대만 야구대표팀이 패배의 충격에 빠지기보다는 이번 승부를 남은 대회를 위한 '탐색전'이자 '약'으로 삼겠다는 태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결승전에 힘을 쏟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지난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오카자키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서 한국 마운드에 8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는 등 철저히 봉쇄당했다. 9회에 뒤늦게 터진 천천웨이의 안타 등으로 겨우 노히트 수모를 면하며 산발 2안타에 그친 끝에 0-5로 무릎을 꿇었다.
타선이 침묵하며 완패로 대회를 시작했지만, 경기 후 대만 내 분위기는 자책이나 비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일찌감치 매를 맞아 전열을 가다듬을 기회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대만 야후 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대만 대표팀 캡틴 천민츠는 경기 후 "상대 선발 투수(곽빈)가 정말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타격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첫 경기였다. 타격에서 부족했던 점을 일찍 발견한 만큼 빠르게 보완해 다음 경기들을 준비하면 된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서도 '이 경기는 이미 끝났다. 앞으로 마주해야 할 경기가 더 많다'고 짚어주셨다"며 "부족했던 부분을 인지하고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 최상의 상태로 남은 일정을 치르겠다"고 강조해 금메달결정전에서 다시 맞붙을 리턴매치를 겨냥했다.
마운드 운용에서도 첫 경기를 길게 내다본 경기 감각 점검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가 엿보였다. 선발로 나선 '깜짝 카드' 린이웨이가 5이닝 1피안타 1실점(비자책) 역투를 펼쳤으나, 뒤이어 등판한 류즈룽이 2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흔들렸다.
이에 대해 탕덩카이 감독은 대만 야후 스포츠를 통해 "류즈룽이 허리 쪽에 다소 불편함이 있어 컨디션을 조절하는 중이었다"며 "당초 21일 경기는 류즈룽의 상태를 점검하는 중간 계투로 기용하기로 계획되어 있었고, 앞으로 대회를 치르며 차츰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혀 무리한 총력전보다는 길게 본 선수단 컨디션 체크에 무게를 뒀음을 시사했다.
대만은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이자 '한국 킬러'로 잘 알려진 메이저리그 유망주 좌완 린위민(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트리플A)과 한화 이글스 소속 좌완 왕옌청(25) 등 확실한 카드들을 아껴뒀다. 복수의 대만 매체에 따르면, 해외파인 두 선수의 소속팀은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용하는 대신 투구 수 또는 경기 수 제한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첫판에서 무득점 패배를 당하며 기선 제압을 당했지만, 일찌감치 노출된 약점을 수습하고 결승 무대에서 진짜 승부를 보겠다는 대만이다. 과연 이들의 계산대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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