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가 통증에도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1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 일본 후지쯔 레드웨이브와 결승전에서 71-78로 패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대회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에 박신자컵 4강에 오른 데 이어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다시 한번 정상 바로 앞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후지쯔는 3년 연속 박신자컵 정상에 오르며 해외팀 최초의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이명관이 20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강이슬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1점을 기록했고, 김단비는 12점 12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올리며 다방면에서 힘을 보탰다.
후지쯔에서는 오와키 하루가 14점, 마치다 루이가 14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특히 김단비에게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
김단비는 전날 열린 청주 KB와 준결승에서도 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전주원 감독이 경기 막판 김단비를 잠시 벤치로 불러들인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결승에서 공교롭게도 같은 부위를 다시 부딪혔다. 1쿼터에는 공격을 하다가 크게 넘어지기도 했다.
전 감독은 경기 후 "전날 KB전에서도 그쪽에 타박상이 있었다. 그래서 어제도 경기 종료 6분 정도를 남겨놓고 잠시 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 또 그 자리를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 감독으로서도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단비에게 직접 교체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김단비는 쉽게 코트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전 감독은 "'빼줄까?'라고 물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했다"며 "그래서 잠시 뺐다가 다시 투입했다"고 밝혔다.
결국 김단비는 통증을 안고도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며 12점 12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와 경기 조율까지 책임지며 팀의 추격전을 이끌었다.

김단비의 부상 투혼이었다.
김단비뿐만이 아니다. 사실 우리은행 선수단 전체가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체력 부담이 상당했다. 전 감독은 "4경기를 연달아 뛰어본 적 있느냐. 제가 선수들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애들이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저희 팀은 인원도 적다. 선수들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관 역시 결승에서 37분 이상 코트를 누볐다.
전 감독은 "이명관도 거의 37~38분을 뛰었다. 바꿔줄 수도 없었다"며 "또 한일전이고 결승전이다 보니 선수들을 계속 뛰게 했다. 제가 봤을 때 정말 못 뛸 정도였다면 교체했겠지만 선수들이 계속 괜찮다고 이야기했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체력 문제를 패배의 이유로 삼지는 않았다.
전 감독은 "체력 누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체력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다"며 "그런 고비에서 넣어야 할 것을 넣고, 수비해야 할 것을 해내느냐의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 상황을 잘 풀어주지 못한 것 같다. 저도 초보"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하지만 분명 소득도 있었다. 전 감독은 "진짜 시즌은 아니지만 예방주사를 미리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잘못했던 부분은 보완하고, 잘됐던 부분은 더 살려서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롭게 합류한 강이슬과 김단비의 조합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 감독은 "강이슬이 오면서 확실히 단비의 부담이 줄었다"며 "단비와 이슬이 쪽으로 수비가 몰리다 보니 이명관도 훨씬 더 활용할 수 있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시너지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제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이슬 역시 팀에 합류한 뒤 동료들과 충분히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전 감독은 "강이슬의 연습량도 많지 않았고 같이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며 "연습에서 맞추는 것과 실제 경기를 함께 뛰면서 맞추는 것은 다르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몇 경기를 함께 치러본 것은 큰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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