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빌라, 아빌라."
홈팬들로만 가득 들어찬 SSG랜더스필드가 가장 떠들썩해졌던 순간은 바로 구단과 다년 계약을 맺은 페드로 아빌라(29)가 스페셜 대타로 등장했을 때였다.
아빌라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6 랜더스페셜 매치 - 최광야구 1429'에 2회 대타로 출전해 3타수 1안타로 활약했다.
등장 자체만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지난 16일 팀과 2년 계약을 마친 아빌라는 계약 후 고국으로 떠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SSG는 전반기를 9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선발진이 강력해지며 180도 달라졌다. 그 중심에 아빌라가 있었다. 14경기에서 93⅔이닝을 소화했고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1.44로 압도적 활약을 펼쳤다.
'풀빌라(풀타임 아빌라)라면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끔 만들었다. 평균 소화 이닝은 6⅔이닝을 뛰어넘어 리그 대표 이닝이터인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울 알칸타라(키움) 등을 뛰어넘었고 ERA도 압도적이었다. 피안타율은 0.202,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0으로 특급 투수 수준이었다. 맞춰잡는 피칭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만 9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또한 우수하다는 걸 보여줬다.

내년 반등을 위해 아빌라는 핵심 축이었고 스스로도 향후 2년 이상 팀에 남아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나타냈는데 최대 2년 다년계약을 맺으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아빌라는 "정말 꿈만 같고 생각지 못한 일인데 굉장히 기쁘다"며 "11년 동안 야구하면서 이날을 기다려 왔다. 정말 영광"이라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아빌라의 SSG행은 스스로에게도 전환점이 됐다. "올해 초에 생각했던 성과를 못 이루고 있던 가운데 아무도 기대 안 하는 상태에서 한국에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결과와 그 퍼포먼스를 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좋은 기회도 얻게 돼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 "아내가 특히 6개월 간 한국 생활에 만족했다. 2년을 더 있게 됐다는 소식에 더 좋아했다. 아이들도 여기서 많이 사랑받는 것도 한국 생활 좋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빼어난 실력으로 모범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실질적으로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건네고 있다. "투수들의 퀄리티가 좋다. 어린 선수들뿐만 불펜,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재능이 많다"며 "그 선수들에게 한마디 한마디를 더 해주고 도움을 주는 게 나의 또 다른 역할이었다. 그들이 내년에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최대한 많이 도와주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풀빌라'는 얼마나 강할까. 올 시즌 성적을 시즌 내내 뽐낼 수 있다면 단연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쥘 수 있을 수준이다. 아빌라 또한 "저도 개인적으로 내년에 풀시즌을 치르면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관심을 나타낸 구단이 있었지만 아빌라는 SSG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배경엔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자신보다 전체를 바라보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는 "오기 전부터 한국에선 외국인 선수들에게 다년 계약을 잘 안 해준다는 걸 들었고 내가 그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며 "내가 다년 계약을 함으로써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다년 계약을 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국행 제안에 마음이 흔들리진 않았을까. 아빌라는 "누군가에게 여기에 남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걸 지키는 게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오퍼에도 흔들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아빌라도 자신의 100%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부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그걸 생각하지 않고 마운드에 나설 때는 나의 100%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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