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을 넘는 혹사가 아닌 이상, 어느 선수나 경기에 뛰길 원하는 게 당연지사. 그런 자신을 믿고 기용해주는 사령탑에 그저 감사의 마음뿐일 터다. 하지만 사령탑은 오히려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KIA 타이거즈를 이끌고 있는 이범호(45) 감독, 그리고 가을야구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전상현(30)의 이야기다.
KIA는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앞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로 승리한 KIA는 안방에서 2연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KIA는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77.8%(역대 5전 3선승제 준PO 1·2차전 승리 팀 기준 9차례 중 7차례 통과)를 잡으며, 플레이오프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IA는 1회에만 LG 선발 임찬규를 공략하며 5득점을 올렸다. 1사 후 박재현의 안타와 도루, 김도영의 볼넷으로 만든 1, 2루 기회에서 해럴드 카스트로의 선제 적시타를 시작으로 나성범, 김선빈, 한준수까지 네 타자가 연속 적시타를 쳐냈다. 결국 KIA는 한때 LG에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8회 쐐기점을 올린 끝에 결국 6=3으로 승리했다.
KIA 선발 올러는 6이닝 6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총 투구수는 94개. 이어 곽도규(0이닝), 성영탁(1이닝), 조상우(⅔이닝 1실점), 전상현(1이닝)이 차례로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총 8안타를 쳐낸 타선에서는 박재현과 카스트로가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KIA 마무리 투수 전상현의 활약이 빛났다. 앞서 조상우가 실점하며 8회초 3-6으로 쫓긴 KIA. 계속되는 2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이었다. 그가 곧장 마주한 타자는 LG 거포 이재원. 조상현은 슬라이더만 연거푸 3개를 뿌리며 3구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결국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은 오지환, 박동원, 구본혁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세이브와 함께 팀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전상현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전상현은 17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8회 2사 1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 9회까지 2개의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그리고 이날 경기까지 연이틀 멀티이닝 세이브를 챙겼다.

'승장' 이범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전상현의 투구에 관해 "많은 공을 던지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전상현이 뒤에서 잘 받쳐줘야 팬들과 선수들 모두 웃으며 경기장을 나갈 수 있다. 앞으로 몇 경기를 치를지 모르겠지만, 전상현이 잘 막아준다면 우리는 기분 좋게 승리로 경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팀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며 신뢰를 보냈다.
전상현도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차전과 2차전을 꼭 다 승리한 뒤 (잠실로) 가고 싶었는데, 그렇게 돼 기분이 좋다. 몸 상태는 좋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시는 만큼 책임감과 함께 임하고 싶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감독의 발언에 관해 "감독님이 평소에도 장난식으로 그런 말씀을 많이 한다. 저는 그래도 제가 할 것만 하자고 생각하려 한다"면서 "이틀 투구 후 하루 쉬는 일정이기에 (매 경기 등판도) 가능하다. 우리 타선이 좋기에 점수를 많이 내주면 더욱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전상현은 올 시즌 46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4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을 올렸다. 정규시즌 막판 최근 10경기에서는 0점대 평균자책점(0.73)을 찍으며 위용을 뽐냈다. 무엇보다 올 시즌 LG 상대로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전상현의 올 시즌 연봉은 3억 1000만원. 결정적인 상황에서 이 정도 맹활약이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시즌 몸값이 폭등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전상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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