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타율 0.301을 기록하고도 우승 유격수 박찬호(31·당시 KIA)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축하해줘야 했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박성한(28·SSG 랜더스)은 이번에야말로 수상을 예감하고 있다.
올 시즌 박성한은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0(530타수 175안타) 5홈런 71타점 96득점 5도루, 출루율 0.429, 장타율 0.425, OPS(출루율+장타율) 0.854, 득점권 타율 0.395로 맹활약했다.
201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박성한은 타율 5위, 최다안타 4위, 출루율 3위에 올랐고 현대 야구에서 선수의 상대적 가치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도 6.98로 전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격수 중엔 단연 1위였다.
각종 기록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개막전이 열린 지난 3월 28일 인천 KIA전부터 4월24일 인천 KT전까지 22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며 1982년 김용희(롯데·18경기)를 넘어 KBO리그 개막 이후 최다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또 올 시즌 175안타와 94사사구를 포함해 총 269차례 출루했는데, 이는 1994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이종범(당시 해태)의 253회를 넘어 역대 유격수 최다 출루 기록을 갈아치운 수치였다.
'수비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체력적 부담이 큰 유격수 수비를 펼치면서도 전 경기에 출전해 이뤄낸 기록들이라는 점은 박성한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려주는 대목이다.
지난 17일 이벤트 매치로 펼쳐진 '최광야구1429'를 앞두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성한은 선발 투수로서 각오를 밝히는 등 인터뷰를 마친 뒤 마지막에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라고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 시즌 동안 각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영예가 돌아가는 골든글러브는 기자단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박성한이 조심스레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아쉬운 기억이 있다. 2024년 타율 0.301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친 박성한은 당시 288표 중 118표(득표율 40.9%)를 얻었으나 KIA를 우승으로 이끈 박찬호(154표, 득표율 53.5%)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엔 사실상 적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타격에선 압도적이다. 수비에선 여전히 최고 수준은 아니다.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뒤 실책은 15개로 가장 적게 기록했으나 대체선수 대비 수비 승리기여도에선 0.937로 김주원(NC·2.019), 전민재(롯데·1.970), 박찬호(두산·1.576)에 이어 4위지만 그 수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
다만 골든글러브가 타격 기록에 더 무게를 두는 측면이 분명한 가운데 2023년부터는 KBO 수비상까지 신설돼 더욱 타격의 중요성이 커진 게 사실이다. 박성한에게 더 유리한 판이 깔린 셈이라고 볼 수 있다. 2년 전 아쉬움을 남겼던 박성한이 이번에야말로 웃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오는 23일까지 이뤄진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모든 포스트시즌 일정을 마친 뒤인 12월 8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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