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만 명의 관객과 야구팬이 머리 위 지붕을 올려다보며 환호하는 국내 유일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 지난 21일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드러낸 민낯은 아찔했다. 지붕을 떠받치는 핵심 뼈대(철골 트러스)가 휘어졌음에도, 서울시가 권고안과 달리 한쪽 면만 덧대는 반쪽짜리 보강을 해 지지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서울시는 다음 날인 22일 오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지붕 막구조와의 간섭 탓에 당초 권고대로 시공할 수 없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적의 대안을 찾았고, 총 97개의 트러스에 강판을 덧대 지난 3월 보강을 마쳤다는 설명을 내놨다. 여기에 AI 계측 시스템 29대를 가동해 실시간으로 지붕 변형을 감시 중이며, 공연 장비(리깅) 무게도 줄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명을 뜯어볼수록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가장 석연치 않은 대목은 검증의 순서다. 서울시는 보강 방법이 제대로 됐는지 폭설 등 재난 하중까지 고려해 '오는 11월 한국강구조학회에 추가 검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이미 지난 3월에 끝났는데, 그 방법이 과연 적정했는지는 8개월이나 지난 뒤에야 정밀 검증을 맡기겠다는 이야기다.
전형적인 '선(先)보강 후(後)검증'이다. 일단 손을 대놓고 사후에 정당성을 입증받겠다는 셈인데, 만약 11월 학회 검증에서 지지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라도 나온다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3월부터 10월까지 그동안 경기장을 드나든 수많은 시민의 안전은 무엇으로 담보했던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실시간 감시를 자랑하는 'AI 계측시스템' 역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변형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는 것은 문제가 터졌을 때 경고를 울려주는 수단일 뿐, 지붕 자체의 취약한 지지력을 키워주는 물리적 방패가 아니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상황에서 계측기가 위험 신호를 보내온다면, 그 거대한 인파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모르겠다.
지붕 자체의 기본적 기능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지난 8월 22일 KIA와 키움 경기 도중 돔구장 내부로 비가 새는 촌극이 벌어졌지만, 서울시의 이번 발표 어디에도 누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비를 막지 못하는 돔구장은 단순한 관람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대형 음향·조명 콘솔과 전선이 바닥과 천장에 얽혀 있는 대형 콘서트의 경우, 누수는 자칫 대형 감전이나 화재 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현장 여건에 따른 시공 한계는 참작할 수 있다. 그러나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은 사후 검증이나 모니터링만으로 타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3월에 마쳤다는 공사의 적정성을 왜 이제야 묻겠다는 것인지, 당장 눈앞의 누수와 다가올 겨울철 폭설 앞에 시민들은 여전히 머리 위 지붕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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