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전신)에서 활약했던 우완 투수 앙헬 산체스(37)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강속구를 뽐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LIDOM)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 소속의 산체스는 21일(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키스케야 후안 마리샬에서 열린 에스트레야스 오리엔탈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해 노디시전을 기록했으나, 팀의 5-3 승리와 함께 시즌 첫 승(1승 3패)을 이끄는 귀중한 징검다리를 놓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세월을 거스른 구속이었다. 산체스는 이날 최고 구속 94.5마일(시속 약 152.1km)을 전광판에 찍었다. 전반적인 투구 내용도 날카로웠다. 도미니카 야구를 주로 다루는 기자인 윌프레도 로드리게스에 따르면 이날 산체스는 전체 투구수의 62%(43구)를 주 무기인 싱커로 채우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산체스의 싱커 평균 구속은 91.9마일(시속 약 147.9km)에 달했다. 여기에 최고 93.5마일(약 시속 150.5km)의 포심 패스트볼(23%, 16구)과 헛스윙률 50%를 이끌어낸 체인지업(7%, 5구), 커브(6%, 4구), 슬라이더(1%, 1구)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노련미까지 선보였다. 총 5개의 구종을 섞어 던진 것이다.
산체스는 3회초 선두타자 아론 셩크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스마엘 뭉기아의 좌전 안타와 야수선택으로 맞은 1사 1, 3루에서 해롤드 라미레스의 2루 땅볼 때 유일한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흔들리지 않고 4회까지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냈다.
타선도 산체스의 호투에 화답했다. 2회말 호세 마르몰레호스가 상대 선발 스펜서 비븐스를 상대로 비거리 396피트(약 120.7m), 타구 속도 100.2마일(약 시속 161.3km)의 대형 솔로포를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3회말에는 앤디 이바녜스의 2루타와 존 힐의 적시타, 에릭 곤잘레스의 2루타에 이은 상대 수비 실책 등을 묶어 2점을 더 보태며 3-1 리드를 잡았다.
산체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5회부터 등판한 레이드 반스코터가 2이닝 무실점 2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아네우리스 자발라(1이닝 무실점)를 거쳐 9회 등판한 로빈슨 마르티네스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세이브를 챙기며 경기를 끝냈다.
산체스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SK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누볐다. 두 시즌 통산 57경기에 등판해 25승 1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메릴 켈리(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확고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특히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고, 2019년에는 17승 5패 평균자책점 2.62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러브콜을 받으며 한국을 떠났다. 이후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 나서기도 했고 부상으로 일본 무대를 떠났다.
어느덧 한국을 떠난 지 7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37세의 베테랑이 됐지만, 마운드 위에서 뿜어내는 152km의 강속구는 KBO리그 시절 팬들을 열광케 했던 특급 파이어볼러의 위용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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