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면 위로 오른 손흥민(LAFC)·이재성(마인츠05) 등 주장단, 그리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황인범(FC포르투)·황희찬(샬케04) 등 이른바 '96라인' 간 갈등설 탓이다. 당사자들의 침묵 속 대표팀 내분설은 국회 국정감사에서까지 다뤄져 국민적 관심도가 더 커졌다. 당장 11월 대표팀 명단을 구성해야 하는 모레노 감독으로선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모레노 감독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충남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A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모레노호는 카타르 도하에서 내달 13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오후 11시 카타르와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른다.
다만 지난 9월 A매치 4연전 직후 불거진 대표팀 내분설이 문제다. 96라인의 대표팀 동반 은퇴설이 불거지고, 그 배경에 손흥민과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사실상 대표팀 은퇴를 볼모로 불만을 밝힌 96라인을 향해 비판 여론이 쏟아진 가운데, 오랫동안 주장을 맡는 동안 끊이지 않은 대표팀 내부 논란과 맞물려 손흥민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도 제기됐다. 급기야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손흥민을 '7번' 또는 '그분'이라고 호칭한다는 의혹까지 나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11월 원정 2연전의 중요성이 워낙 크다는 점이다.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 마지막 평가전이다. 지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부진을 털고 반등하기 위해서는 아시안컵에서의 선전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대회 직전 중동팀들과의 2연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게 필요하다.

더구나 모레노 감독 입장에선 계약상 마지막 2연전이기도 하다. 임시 지휘봉을 잡고 있는 모레노 감독의 계약은 내달 27일까지다. 올해 A매치 6경기만 임시로 지휘하고, 이 경기들에 대한 평가를 거쳐 아시안컵 지휘 여부가 결정되는 계약이다. 9월 A매치에서 2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으나 인상적인 경기력까지는 보여주지 못한 터라 모레노 감독으로선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른바 최정예를 소집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가운데 모레노 감독이 대표팀 명단 구성을 앞두고 '논란의 당사자들'에 대해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가 관심사다. 모두 대표팀 핵심급 선수들이긴 하나, 이미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버린 만큼 재소집 과정에선 한동안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집 기간 훈련 또는 경기 중 선수들 간 사소한 행동이나 발언 등이 확대 해석될 여지도 커졌다. 대표팀 소집 분위기 자체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갈등 관계에 있는 두 그룹 중 한 그룹만 이번 소집에서 제외하는 건 대표팀을 이끄는 사령탑으로서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사자들을 모두 제외하는 선택지는 중요한 A매치 2연전에 대비한 전력 손실 문제를 넘어, 선수단 내 갈등을 대표팀 차원에서 공식화한다는 측면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딜레마에 빠진 모레노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우선은 A매치 2연전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모두 소집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워낙 깊어진 갈등의 골이 쉽게 해결되진 않겠으나, 처음 수면 위로 오른 만큼 대표팀 소집 후 내부에서 그 실마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는 대표팀 분위기를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 4연전을 마친 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며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직접 바라보고 푸는 것,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원칙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