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US오픈 챔피언 출신 마린 칠리치(38·크로아티아)가 2026 유진투자증권 서울오픈 챌린저 테니스대회(ATP 챌린저 125·이하 서울오픈)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 1번 시드인 칠리치(세계랭킹 96위)는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장즈전(중국·166위)에게 세트스코어 1-2(6-7(3), 6-2, 3-6)로 패했다.
칠리치는 세계 테니스 무대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스타다. 2014년 US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당시 준결승에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꺾었다. 2017년 윔블던과 2018년 호주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통산 21차례 우승했고, 세계랭킹도 최고 3위까지 올랐다.
특히 2024년에는 세계랭킹 777위로 출전한 항저우오픈에서 우승하며 ATP 투어 역대 최저 랭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올해 초 댈러스오픈에서는 통산 600승도 달성했다.
한국 팬들의 기대도 컸다. 칠리치는 전날인 25일 대회 개막을 맞아 팬사인회를 진행했고, 현장에는 약 150명의 팬이 몰렸다. 칠리치는 밝은 미소와 친절한 팬서비스로 한국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하지만 정작 본선 첫 경기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두 장신 선수의 치열한 서브 대결로 펼쳐졌다. 1세트에서는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내며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장즈전이 먼저 3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결국 타이브레이크를 7-3으로 가져갔다.
칠리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세트 첫 게임과 일곱 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6-2로 승리했다. 세트스코어도 1-1로 맞췄다.
마지막 3세트에서도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던 가운데 장즈전이 일곱 번째 게임을 가져가며 4-3으로 앞섰다. 이어 칠리치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장즈전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 맞은 매치포인트를 서브 에이스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칠리치는 서브 에이스 13개를 기록했지만, 장즈전은 무려 21개를 터뜨리며 강력한 서브를 과시했다.
칠리치는 이날 다소 몸이 무거워 보였다. 서브와 스트로크로 경기 주도권을 잡을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마무리가 아쉬웠다.
결국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던 스승 고란 이바니세비치에 이어 올림픽공원 코트에 처음 선 칠리치는 본선 첫 경기에서 서울오픈 일정을 마무리했다.

반면 장즈전은 중국 테니스를 대표하는 선수다. 2024년 7월 세계랭킹 31위까지 올랐고,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어깨 부상으로 고전하며 세계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났지만, 올해 챌린저 대회를 중심으로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월 브리즈번 챌린저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시즌 두 번째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장즈전은 2회전에서 사카모토 레이(일본·125위)와 카시디트 삼레즈(태국·368위)의 승자와 맞붙는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예선에서는 정윤성(안성시청·756위)이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정윤성은 예선 결승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명지대 1학년 정연수(1532위)를 세트스코어 2-1(3-6, 6-3, 7-6(3)로 꺾었다.
이로써 정윤성은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던 2024년 이후 2년 만에 서울오픈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앞서 2023년에는 이 대회 4강까지 올랐다.
이날 정윤성은 왼손잡이 정연수의 영리한 경기 운영에 밀려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공격 일변도에서 벗어나 서브 성공률을 높이고 각도 깊은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경기 흐름을 되찾았다.
3세트에서는 4-1로 앞서다가 추격을 허용했지만, 타이브레이크 끝에 승리를 확정했다.
정윤성은 경기 후 "첫 세트를 내주며 쉽지 않게 출발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했다"며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동안 여러 게임 플랜을 시도하며 상황에 맞게 대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윤성은 27일 본선 1회전에서 예선 통과자인 이마이 신타로(일본·1005위)와 맞붙는다. 이마이는 예선 결승에서 박의성(대구시청·757위)을 꺾었다.

반면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은 한국 유망주 2명은 데뷔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넥스트젠 인비테이셔널 우승자 조민혁(남원거점SC·주니어 101위)은 2번 시드 부윤차오케테(중국·92위)에게 0-2(1-6, 0-6)로 패했다.
올해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단체전 우승을 경험한 김장준(버지니아대·853위)도 빌리 해리스(영국·252위)와 1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쳤지만 0-2(6-7(2), 2-6)로 졌다.
여기에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충남체육회·160위)도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당초 권순우는 27일 단식 본선 1회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다친 무릎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기권했다.
권순우 대신 마쓰다 고키(일본·463위)가 럭키루저로 본선에 올라 4번 시드 테렌스 아트망(프랑스·90위)과 맞붙는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단식 본선에 남은 한국 선수는 정윤성과 홍성찬(당진시청·1079위) 2명이다.
홍성찬은 27일 본선 1회전에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은메달리스트 우이빙(중국·107위)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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