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역대 최저 취업률이라는 씁쓸한 기록이 나왔다. V리그 출범 21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국적동포 선수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는 역사적인 순간에도 프로의 문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2026~2027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 선수 50명, 대학 재학 선수 6명, 외국국적동포 선수 1명 등 총 57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은 선수는 수련선수 2명을 포함해 단 16명에 불과했다. 지명률은 28.0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 기록은 2020~2021시즌의 33.33%였다. 지난해에도 58명 중 21명만 지명돼 36.21%라는 저조한 취업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8.14%포인트나 더 떨어졌다. 드래프트 참가자 10명 중 7명 이상이 프로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한 셈이다. 올해 드래프트를 앞두고 KOVO는 선수 수급 확대를 위해 외국국적동포 선수의 참가를 처음 허용했음에도 전체 취업률은 오히려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시작은 화려했다. 지난 시즌 최종 순위 역순에 따라 정관장(35%), SOOP(30%), IBK기업은행(20%), 흥국생명(8%), 현대건설(4%), 한국도로공사(2%), GS칼텍스(1%) 순으로 지명 순서 추첨 확률이 주어졌다.
추첨 결과 IBK기업은행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거머쥐었다. 이어 SOOP,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 정관장, 흥국생명, GS칼텍스 순이었다. 특히 4%의 현대건설과 2%의 한국도로공사 구슬이 뽑혔을 때는 행사장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전체 1순위 지명에서는 이변이 없었다. IBK기업은행의 마나베 마사요시(63) 감독은 미국 UCLA 출신 세터 오드리 박(24·한국명 박혜린)을 선택했다.
180㎝의 장신 세터 오드리 박은 UCLA 주전 세터를 거쳐 미국 프로배구 메이저리그배구(MLV) 콜럼버스 퓨리에서 활약한 선수다. 외국국적동포 선수의 드래프트 참가가 허용된 첫해 전체 1순위로 지명되며 V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후 SOOP이 2순위로 중앙여고 세터 김미주(18), 현대건설이 3순위로 일신여상 아포짓 스파이커 정가영(17)을 지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4순위로 근영여고 유다은(18), 정관장은 5순위로 청수고 리베로 김아중(18)을 선택했다.
정관장은 트레이드로 확보한 흥국생명의 1라운드 지명권을 활용해 6순위로 중앙여고 아웃사이드 히터 오세인(18)까지 품었다. GS칼텍스는 7순위로 선명여고 박은빈(18)을 호명했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IBK기업은행이 목포여상 이하수(18), SOOP이 청수고 김규슬(18), 현대건설이 선명여고 곽도연(18), 한국도로공사가 중앙여고 김현아(18)를 선택했다. 흥국생명도 한봄고 강민주(18)를 지명했고, GS칼텍스는 선명여고 오혜솔(18)을 뽑았다. 반면 정관장은 2라운드부터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3라운드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선명여고 리베로 나민지(18)를 지명한 것이 유일했다. 나머지 6개 구단은 모두 지명을 포기했다. 4라운드에서는 단 한 명도 선택받지 못했다. 수련선수로는 흥국생명이 세화여고 홍수화(18)와 노윤아(18)를 선발했다. 이로써 1라운드 7명, 2라운드 6명, 3라운드 1명, 수련선수 2명을 끝으로 드래프트가 마무리됐다.
구단별로는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이 수련선수를 포함해 각각 3명씩 선발했다. IBK기업은행, SOOP, 정관장, GS칼텍스는 각각 2명을 뽑았다. 특히 현대건설은 1라운드 정가영을 선택한 뒤 추가 지명 없이 드래프트를 마쳤다.
최근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 취업률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023~2024시즌 52.5%였던 지명률은 2024~2025시즌 41.30%, 2025~2026시즌 36.21%로 떨어졌고, 올해는 처음으로 30% 선마저 무너졌다. 외국국적동포 선수의 참가 허용이라는 새로운 시도에도 역대 최저 지명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여자배구의 선수 육성과 유망주 수급 문제는 다시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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