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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공격 막는 상상 많이 했다" 203㎝ 동생·왼손잡이 형, V리그 최초 '형제 1R'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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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장보석(왼쪽)과 현대캐피탈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김동윤 기자
KB손해보험 장보석(왼쪽)과 현대캐피탈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양대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ㅍ
한양대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ㅍ

"형이 공격을 때리는 걸 내가 막는 상황을 많이 상상해 봤다."

평생 같은 편이었던 두 형제가 이제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적으로 만난다. 남자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사상 처음으로 형제가 나란히 1라운드에 지명되는 역사를 쓴 장보석(22)과 장은석(20·이상 한양대)의 이야기다.

두 선수는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라운드 지명의 영광을 안았다.

먼저 이름이 불린 것은 203㎝의 장신 미들블로커 동생 장은석이었다. 현대캐피탈이 전체 1순위 추첨 확률 2%의 행운을 뚫고 확보한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장은석을 선택했다. 이어 KB손해보험이 전체 4순위로 196㎝의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형 장보석을 호명했다.

형제의 신인드래프트 동반 지명은 2018~2019시즌 이지훈(31·대한항공), 이지석(28·삼성화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그러나 형제가 동시에 1라운드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양대 장보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한양대 장보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장보석은 지명 직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를 좋게 생각해 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형제가 함께 지명됐다는 역사가 있는 만큼 프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은석도 "형과 함께 1라운드에 갈 수 있어서 좋다. 팀은 다르지만, 각자의 팀에서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기뻐했다.

형제는 도제원초·설악중·속초고를 거쳐 한양대까지 같은 길을 걸었다. 배구를 먼저 시작한 것은 동생이었다. 장은석은 중학교 2학년 때 배구에 입문했고, 형 장보석은 고등학교 1학년 때야 본격적으로 배구공을 잡았다.

출발은 늦었지만 두 선수 모두 남다른 신체 조건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장은석은 신장 203㎝의 미들블로커다. 청소년 국가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했고 2023년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의 30년 만의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대학에서도 높이를 증명했다. 장은석은 올해 KUSF 대학배구 U리그에서 22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24개, 세트당 1.09개로 해당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도 71%에 달했다. 단양대회에서는 공격 성공률 81%, 블로킹 12개를 기록했다.

한양대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한양대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66) 감독은 드래프트 직후 "한국에서 보기 힘든 큰 키를 가진 미들블로커다. 이전부터 대학 경기를 지켜보면서 장은석이 우리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생각했다"며 "높은 순위에서 지명할 만한 선수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한양대 송병일(43) 감독은 30일 스타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장은석의 대학 시절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송 감독은 "아무리 신장이 좋은 미들블로커라도 기본기와 연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언더 토스와 오버 토스, 블로킹과 서브를 많이 훈련했다"며 "입학할 때부터 훈련 영상을 가지고 있는데 2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성격이 굉장히 유하고 순하다. 2년 동안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고 칭찬했다.

반면 형 장보석은 신장 196㎝의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다. 상대적으로 늦게 배구를 시작했지만 높은 타점과 공격력, 서브를 무기로 대학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올해 KUSF 대학배구 U리그에서는 20세트에 출전해 90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특히 서브는 세트당 0.50개로 1위에 올랐고,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고성대회에서는 공격상도 받았다.

다만 송 감독은 포지션을 이유로 장보석의 프로 지명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송 감독은 "아포짓 스파이커는 외국인 선수와 경쟁해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조마조마했는데 지명돼 선수와 가족, 학교 모두 굉장히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장)보석이는 왼손잡이라는 장점과 블로킹 능력이 있다. 하지만 서브 정확도와 수비력은 더 발전해야 한다"며 "외국인 선수라면 실수해도 기다려줄 수 있지만, 국내 선수가 수비에서 똑같은 범실을 하면 코트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현실적인 과제도 짚었다.

한양대 장보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한양대 장보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 이사나예 라미레스(42) 감독은 장보석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었다.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에서는 국내 아포짓 자원이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리그 수준이 올라가면서 더블 체인지 등 국내 아포짓을 활용할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보석은 젊고 재능이 있는 선수다.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켜 팀에 도움이 되도록 돕겠다"라며 "한국 국가대표팀도 좋은 국내 아포짓 자원을 찾고 있다. 장보석에게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형제가 프로 무대에 오르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육상선수 출신 아버지 장기식 씨다. 장보석은 "아버지는 운동할 때 목숨을 걸라고 말씀하셨다. 쉬는 날에도 계속 운동하라고 하셔서 잔소리를 그만하라고 할 때도 많았다"며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감사하다. 우리가 프로에 올 수 있었던 것도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고 돌아봤다.

장은석도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어도 아버지가 우리를 데리고 나가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시키셨다. 먼저 운동을 하셨던 분이라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거들었다.

KB손해보험 장보석(왼쪽)과 현대캐피탈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김동윤 기자
KB손해보험 장보석(왼쪽)과 현대캐피탈 장은석이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김동윤 기자

형제 사이도 대학에 와서 더욱 돈독해졌다. 장보석은 "원래 조금 어색했는데 성인이 되고 많이 친해졌다"고 말했다. 동생은 "나는 원래 친했다고 생각한다. 형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대학에 와서 더 친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제는 같은 코트에서 서로를 도와주던 관계에서 상대 팀 선수로 경쟁하게 됐다. 장보석은 "동생은 속공에서 나오는 스피드가 빠르고 키에 비해 민첩성도 좋다. 높이가 있어 블로킹을 뚫기 어려운 선수"라면서도 "형으로서 잘 아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뚫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동생도 물러서지 않았다. 장은석은 "형은 서브와 공격에서 파워가 좋고 타점도 높다. 다만 배구를 늦게 시작해서 기본기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특히 장은석은 "드래프트에 오기 전부터 형과 다른 팀에 가서 반대편 코트에서 맞서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형이 공격하면 내가 블로킹으로 막는 장면을 상상했다"며 맞대결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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