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는 역시였다. 서울 GS칼텍스가 더욱 탄탄해진 전력으로 개막전부터 미소를 지었다.
이영택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31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2026-2027 HK흥국생명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컵대회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후보 1순위 평가를 받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가 양 팀 최다인 27점을 폭발했는데 공격 성공률도 60%에 달했다. 팀 공격의 40%를 책임졌다.
새로 합류한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가 13점, 급성장한 권민지가 11점을 몰아쳤다. 중앙에서 최가은(7점)과 오세연(5점)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압승을 거뒀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상대의 수비를 강점으로 꼽으며 "범실을 감수하면서 강하게 때리기보다는 길고 짧게 공략하며 해법을 찾겠다"고 했는데 이 작전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서브 득점은 4개 나왔고 무엇보다 상대의 강력한 무기인 리시브 라인을 제대로 흔들어놓은 게 주효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리시브 효율은 30.88%에 그쳤고 이로 인해 제대로 된 공격 연결이 이뤄지지 못했다. 반면 GS칼텍스가 오히려 안정적인 리시브(효율 44.64%)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을 펼쳐 낙승을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이영택 감독은 "굉장히 잘한 경기다. 원사이드하게 이길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며 "선수들이 코보컵 끝나고 2주 정도 시간 동안 몸 관리나 컨디션 조절을 잘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도로공사는 2세트까지 박정아를, 3세트엔 강소휘로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변화를 주며 앞서갔지만 결국엔 GS칼텍스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이 감독은 "코보컵에서 2경기를 하면서 도로공사의 아웃사이드 히터 조합을 다 경험했다"며 "그걸 분석하면서 대비를 한 게 있었다. 누가 들어와도 우리 걸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석과 준비도 잘 맞아 떨어졌고 상대 선수 교체에 대해서도 선수들이 빨리 적응해 좋은 경기 펼쳤다"고 흡족해 했다.

권민지의 성장이 놀랍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과 컵대회에 이어 새 시즌 개막전부터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갖고 있는 게 많은데 그동안 부침이 있었다. 챔프전을 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고 코보컵 때도 초반엔 흔들렸지만 결승전에 엄청난 활약을 했다. 본인 가진 리듬이 좋았다. 그 기세가 개막전까지도 잘 이어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권민지뿐 아니라 타나차의 합류, 미들블로커 등의 성장으로 실바의 공격 부담이 줄었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만 봐도 김지원이 분배나 운영을 굉장히 잘했다. 그러다보니 실바도 더 편하게 상대 집중마크를 받는데 오늘은 원 블로킹도 몇 번 있었고 1.5블로킹도 있었다"며 "실바도 하기 편해질 것이다. 아웃사이드에서 잘 뚫어주는 것도 있지만 리시브 안정되면서 중앙 공격도 섞으며 하다보니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안정적인 리시브와 여유로운 경기 운영, 반대편에서 효과적으로 득점을 마무리해주는 동료들까지. 통산 공격 효율이 29.75%인 실바의 이날 공격 효율은 무려 52.5%에 달했다. 동료들이 힘을 내주니 실바도 훨씬 편한 상황에서 공격을 펼치고 효율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결국 실바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팀이 GS칼텍스다. 이날 같이 다른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실바가 경기 때나, 시즌 내내 체력을 비축하며 효과적으로 힘을 쓸 수 있다. 이 감독은 "쓸 때는 써야 한다. 한 살을 더 먹었지만 본인이 관리를 굉장히 잘하고 있고 트레이닝 파트도 우리와 4년째 하고 있기에 관리에 대한 매뉴얼은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매뉴얼대로 관리하면 끝까지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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