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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있어도 일부러 소리 질렀다" 온화한 김상식 감독이 목소리 높이는 이유... "1위? 우리는 항상 위기" [원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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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지시하는 김상식 서울 삼성 감독(가운데). /사진=KBL 제공
작전 지시하는 김상식 서울 삼성 감독(가운데). /사진=KBL 제공

"이기고 있어도 일부러 소리를 더 지른다."

서울 삼성을 리그 단독 선두로 이끌고 있는 김상식 감독의 말이다. 평소 온화한 지도자로 알려진 김 감독이지만, 올 시즌에는 오히려 선수들에게 더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10승을 거뒀어도 방심하는 순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7일 원주 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원주 DB와 원정 맞대결에서 76-84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10승 2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리그 단독 선두다.

올 시즌 삼성은 놀라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BL 역대 최초로 개막 9연승을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1일 '라이벌' 서울 SK에 패해 연승 행진이 끊겼지만, 직전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꺾고 빠르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지난 시즌까지 하위권에 머물던 삼성이었기에 더욱 놀라운 성적이다. 자연스레 선수단을 향한 기대와 관심도 커졌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은 오히려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이고 있다. 선수들에게 일부러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정도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지난 SK전 패배 이후) '괜찮다, 또 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조금 더 강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칫 잘못하면 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5년 동안 그랬던 팀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일부러 조금 더 강하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현재 삼성이 받고 있는 관심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우리는 몇 번 이기다가 연패하고, 한 번 이기는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었다. 그런데 10승을 하다 보니 관심이 많아졌다"면서 "연패하면 안 된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감독으로서 부담이 엄청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연패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부담이 되는 마음이 교차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이뤄낸 성과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삼성은 상대팀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 등 유리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만큼은 지금의 성적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상대 선수가 없어서 이긴 게 아니라 너희가 잘했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얘기한다"면서 "하나로 뭉쳐서 이긴 것이지, 상대 선수 한 명이 없어서 이긴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희철 SK 감독도 올 시즌 삼성이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이규섭 DB 감독 역시 삼성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원주 DB전에 앞서 파이팅 외치는 서울 삼성 선수단. /사진=KBL 제공
원주 DB전에 앞서 파이팅 외치는 서울 삼성 선수단. /사진=KBL 제공

하지만 김상식 감독은 좀처럼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다. 코트에서도 이전과 달리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다그치고 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도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김 감독은 "잠깐 정신을 놓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계속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며 "지금은 부드럽게 하는 것보다 이기고 있어도 강하게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점 차로 이기고 있어도 마지막 4쿼터에 무너질까 봐 일부러 소리를 더 지른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데, 저도 정신을 차리려고 그러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우려했던 상황은 이날 경기에서 벌어졌다. 삼성은 3쿼터까지 67-59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4쿼터에서 단 9점을 넣는 데 그쳤다. 반면 DB에는 25점을 허용하며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김상식 서울 삼성 감독. /사진=KBL 제공
김상식 서울 삼성 감독. /사진=KBL 제공

경기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을 탓하기보다 자신부터 돌아봤다. 그는 "저부터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이기고 있는데도 불안해서 도망다니는 듯했고, 자신감도 없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이어 "우리는 10승을 했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되는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저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선수들도 정신 무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거듭 강조한 것은 결국 기본이었다. 그는 "10승했다고 '당연히 이기겠지'하는 팀이 아니다. 우리는 많이 이기든 지든 악착같이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경기가 또 나오겠지만 계속 얘기하면서 열심히 하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삼성 선수단. /사진=KBL 제공
서울 삼성 선수단.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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