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할 시간이다. 개막 9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서울 삼성이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패배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5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치른다.
삼성은 올 시즌 9승1패를 기록하며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5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삼성은 올 시즌 개막 9연승을 질주하며 KBL 최초 기록까지 작성했다.
하지만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삼성은 지난 1일 서울 SK와 'S-더비'에서 76-90으로 완패했다. 전반부터 SK의 강력한 공격에 밀렸고, 3쿼터 종료 시점에는 50-77로 무려 27점이나 뒤졌다. 4쿼터에 추격에 나섰으나 벌어진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의 개막 9연승 행진도 막을 내렸다. 물론 한 경기 패했다고 그동안의 성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배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경기력과 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김상식 감독도 이를 누구보다 경계했다. SK전 패배 이후 김 감독은 "완패했기 때문에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오히려 선수들이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경기였다. 너무 이기다 보니 이런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면 안 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패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감독은 "9연승을 하는 동안에도 선수들에게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라고 얘기했다. 한 번 지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고, 그대로 연패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거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확실하게 잡아주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분명 달라졌다. 삼성의 9연승을 저지한 전희철 SK 감독도 이전과는 확연히 변한 삼성의 모습을 인정했다.
전 감독은 삼성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에 대해 "선수들의 마인드 같다"며 "김상식 감독님은 선수들을 혼내지는 않지만 따라가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리더십이 있다. 선수들도 감독님의 진심을 느끼고 훈련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 감독은 삼성의 달라진 팀 문화에 주목했다. 그는 "작년까지의 삼성에서 안 보이던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며 "수비만 봐도 이전에는 슈팅을 막기 위해 뛰어나가지 않던 선수들이 이제는 마지막까지 뛰어나간다. 그런 동작이 나온다는 것은 훈련을 그렇게 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모습이 쌓이다 보니 한 경기 지더라도 회복 탄력성이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연승이 끊기더라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전 감독의 분석대로라면 이번 현대모비스전은 삼성의 달라진 팀 문화를 확인할 중요한 무대다. 연승 기간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울 수 있지만, 패배 이후에도 서로를 믿고 이전과 같은 수비와 집중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상대 현대모비스도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3승7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도 부진이 이어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뼈아프다. 게이지 프림은 지난달 22일 창원 LG전에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됐고, 다리우스 베즐리도 지난달 29일 KCC전에서 왼쪽 족저근막 파열 부상을 당했다. 두 선수 모두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삼성은 앞서 지난달 24일 현대모비스를 91-71로 20점 차 완파한 좋은 기억도 있다. 하지만 상대의 부상 악재와 앞선 맞대결 승리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김 감독 역시 "선수들의 자신감이 가장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질 수도 있고 연패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선수들은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지만, 그래도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막 9연승으로 새로운 역사를 쓴 삼성이다. 이제는 첫 패배의 충격을 털어내고 다시 승리하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9연승이 일시적인 돌풍이 아닌 진정한 변화의 결과였다는 것을 증명할 첫 번째 시험대가 바로 현대모비스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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